전 고점 대비 70~80% 하락.."사상 4번째 골짜기"
테라·셀시우스 사태 잇딴 충격..추가하락 가능성도
최근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테라·루나 사태' '셀시우스 인출 중단 사태' 충격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전 고점 대비 70% 이상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13년 역사상 4번째로 깊은 침체의 골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을 정도다. 비트코인 가격이 2,700만 원 선에 거래 중인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최근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테라·루나 사태' '셀시우스 인출 중단 사태' 충격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전 고점 대비 70% 이상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13년 역사상 4번째로 깊은 침체의 골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을 정도다. 시장 분석가들은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이 30% 이상 추가하락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반면 이미 바닥을 친 만큼 상승반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시장 조정이 끝나고 이더리움2.0 업데이트가 마무리되는 8월 전후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고점 대비 70~80% 하락.."사상 4번째 골짜기"
15일 오후 3시 현재 가상자산 데이터 전문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비해 7.8% 하락한 2만1126.93달러(2729만8106원)에 거래 중이다. 7일 전 기준으로는 30.9% 하락한 가격이다. 이더리움 역시 24시간전에 비해 8.7%, 7일 전이 비해 38.0% 하락한 1122.57달러(145만472원)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전고점인 2021년 11월10일 6만8789.63달러와 4859.50달러 대비 69.3%와 76.9% 하락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하락장에 대해 "가상자산 13년 역사상 4번째로 깊은 골"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8.6% 올랐다는 발표가 나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사진=뉴시스
이번 하락장은 글로벌 팬데믹으로 시장에 풀렸던 유동성을 세계 각국이 축소하기 시작하며 시작됐다. 특히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8.6% 올랐다는 발표가 나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앞서 연준은 5~7월 각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고해놓은 상태였지만 5월 CPI 지수가 40년만의 최대치를 기록하며 0.75%p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시장과 연동된 움직임을 보이는 나스닥 지수도 연일 하락세다.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며 이더리움 파생상품(stETH) 환매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셀시우스가 '자산 인출 중단'을 선언한 것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셀시우스는 stETH를 담보로 이더리움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DeFi 리도는 이더리움2.0 스테이킹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에게 stETH를 발급해주는 서비스를 운영중이었다. 15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인출 중단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5월에는 가치안정화코인(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와 자매코인 루나(LUNA)로 대표되던 테라 생태계가 하루 아침에 붕괴, 320억달러(약 41조원) 이상이 허공으로 사라진 바 있다.
테라·셀시우스 사태 잇딴 충격..추가하락 가능성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상자산 시장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전망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 앱 스완비트코인의 분석가 샘 칼라한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1만3800달러(1781만58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2018년 약세장에서 비트코인이 전고점 대비 80% 이상 빠졌던 것을 근거로 추정한 가격대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이전 약세장과 매우 다르고 훨씬 수준 높다"며 "비트코인이 2만달러를 밑돌게 되면 장기적인 가치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상당한 매수세가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가상자산 기업 블록의 분석가 마르쿠스 소시우스는 "비트코인이 2만달러를 하회할 경우 옵션 등 파생상품의 유동화가 발생하며 더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상자산 거래 앱 스완비트코인의 분석가 샘 칼라한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1만3800달러(1781만58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2018년 약세장에서 비트코인이 전고점 대비 80% 이상 빠졌던 것을 근거로 추정한 가격대다. /사진=뉴시스
이더리움도 부정적 전망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시장 분석가 블런츠(Bluntz)는 이더리움이 2018년 11월부터 12개월간 진행된 약세주기 동안 전고점 대비 94%까지 하락했던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대로 시장이 움직일 경우 이더리움 가격은 375달러(48만4312원)가 바닥이 된다는 분석이다. 블런츠는 "이더리움 가격지표는 과매도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등 몇가지 심각한 거시적 역풍을 맞고 있는만큼 이번에도 2018년과 같은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모간스탠리 주최 회의에서 비트코인은 2만달러(2582만원) 이더리움은 1000달러(129만1000원)선에서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보다 가상자산 시장이 바닥에 가깝다"며 "가상자산과 달리 주식시장은 더 폭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시장에 반영이 되고 이더리움 2.0 업데이트가 마무리되는 8월 이후를 가상자산 반등 시점으로 잡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에이엠매니지먼트는 리포트를 통해 "비트코인은 2만달러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더리움은 9~10월 추세 전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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