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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사태' 재발 막을 가상자산 업권법, 美규제 발맞춰 10월 추진

정부, 업권법 추진..투자자 보호·산업육성
10월 본격 입법화..美바이든 보고서 참고
가상자산 과세도 2년 추가 유예

[파이낸셜뉴스] '테라·루나 사태'처럼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 제정이 오는 10월 이후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상자산 발행과 상장을 직접 규제해 이른바 '불량코인'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규제 도입과 발맞춰 우리 정부도 본격적인 가상자산 제도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추진키로..투자자 보호·산업육성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상자산 업권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과 전통금융간의 접점과 연계가 확대되며 가상자산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테라·루나 사태' 등 투자자 피해도 막고 불공정 거래, 불완전판매 등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루나사태' 재발 막을 가상자산 업권법, 美규제 발맞춰 10월 추진
정부는 최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상자산 업권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농동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부터)이 1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가상자산 발행과 상장, 상장폐지 등 거래소와 발행사의 주요 행위 규제가 담긴다. 여기에 투자자 보호나 거래 안정성 제고 방안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 초기발행(IEO)을 공약으로 했던 만큼 관련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통해 투자자신뢰를 토대로 가상자산 시장이 책임있게 성장하는 환경조성"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10월 본격 입법화..美 바이든 보고서 참고
업계에서는 지난 해 발의된 업권법에 포함됐던 주요 내용이 새정부의 업권법에도 반영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자율규제를 추진하는 등의 내용이 새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에 다시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현재 국회에는 업권법 제정안 7개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등 13개 법안이 계류 중이다.

'루나사태' 재발 막을 가상자산 업권법, 美규제 발맞춰 10월 추진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왼쪽 두번째)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 당정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업권법의 본격적인 입법작업이 10월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규제 도입의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미국 바이든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보고서 작성 등과 비슷한 시점에 입법작업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각 주요 부처는 이르면 10월부터 가상자산과 관련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국경을 넘어 단일한 가상자산이 거래되는 특성상 미국의 보고서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10월 바이든 행정부 보고서 이후 본격 입법에 나설 경우 2023년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2024년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에서 현재 민주·공화 양당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책임 있는 금융 혁신 법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상자산 규제 논의도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신시아-질리브랜드 미국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기본적으로 가상자산은 상품으로 취급,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관리하고 증권성을 띈 가상자산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규제하는 것이 기본 뼈대다.

■가상자산 과세도 2년 추가 유예..'선정비·후과세'
디지털자산 기본법 추진 일정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일정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추가로 2년 유예, 2025년부터 추진하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같은 정부 일정은 윤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밝혔던 '선 제도정비·후 과세' 원칙과도 부합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여당에서는 이미 과세 2년 유예와 기본공제 금액을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발의됐다. 정의용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정의용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서에서 "금융투자소득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소득세의 기본공제 금액을 금융투자소득세와 동일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나사태' 재발 막을 가상자산 업권법, 美규제 발맞춰 10월 추진
정부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추가로 2년 유예, 2025년부터 추진하다는 방침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행 소득세법은 2023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 20%의 소득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부터 부과될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의 경우 금융투자소득금액에서 5000만원을 기본공제할 예정이라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