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방사선 DNA 손상 정밀 예측 모델' 개발
데이터 없는 동물도 가능… 아미노산, 단백질 구조도 예측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해 방사선 입자가 DNA 구조에 충돌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방사선에 의한 DNA 손상을 미리 알아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방사선 양에 따라 DNA가 얼마나 손상되는지 미리 알 수 있어 방사선 치료때 인체 영향 등을 사전에 평가하고 대비할 수 있다.
1일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방사선 DNA 손상 정밀 예측 모델'은 사전 데이터가 없는 동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DNA 뿐만아니라 아미노산, 단백질 구조의 손상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원자별 손상 값을 독립적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기존 대비 방사선 손상 위치와 종류까지 정밀하게 판별한다.
연구진은 "이 모델은 DNA 수준에서 손상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DNA 모델을 시작으로, 개체 전체에 대한 방사선 손상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원천 기술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미국항공 우주국(NASA), 유럽 우주국(ESA),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원자력연구원도 2021년부터 DNA, 단백질 등 몸속 물질의 방사선 손상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이번 모델 구축을 위해 복잡한 DNA 구조를 '굵은 알갱이 모형(Coarse Grained)'으로 변환했다. 실제 DNA 구조는 개별 원자들로 표현되는 반면, 굵은 알갱이 모형은 보다 큰 단위로 묶여있는 형태다.
굵은 알갱이 모형을 이용하면 각 원자 사이의 여백 공간에 미치는 방사선량까지 포함할 수 있다. DNA가 외부로부터 영향 받은 방사선량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DNA를 구성하는 여러 종류의 원자들이 각각 어느 시점에 손상되는지를 파악했다. 같은 DNA 내에서도 원자별로 손상되기 시작하는 방사선량이 다르다.
DNA의 원자구조 모형(왼쪽)을 '굵은 알갱이(Coarse Grained)' 모형으로 변환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원자간 결합이 끊어지는 순간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해당 데이터를 토대로 방사선에 의한 DNA 손상 정도를 모사하는 '시뮬레이션 코드'를 완성했으며, 기존 기술과 유사한 정확도를 확인했다.
원자력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방사선 손상 시뮬레이션은 원자력 외에도 우주,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하다"며 "국제적으로 새롭게 부상한 방사선 M&S 기술 분야에서도 연구원의 우수성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7월 5일자 온라인에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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