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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서 온 종이, 온실가스 38% 감축 효과 낸다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돌로 만든 미네랄 페이퍼, 종이보다 튼튼하고 친환경적

[파이낸셜뉴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인쇄용지는 166만여 톤이다. 하루에 4천5백여 톤의 인쇄용지가 쓰인 셈이다. 나무로 환산하면 매일 8만 그루, 물로 환산하면 약 42만 리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사용한 당일 폐기되기도 한다.

환경을 생각하면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종이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재생종이, 비(非) 목재 종이를 사용하는 건 어떨까.

비목재 종이 중 목재와 물을 사용하지 않는 미네랄 페이퍼를 사용해 봤다.


종이보다 튼튼하고 물에 강한 미네랄 페이퍼
돌에서 온 종이, 온실가스 38% 감축 효과 낸다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찢어지지 않는 미네랄 페이퍼 /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미네랄 페이퍼는 나무가 아닌 돌로 만든 종이다. 단단한 돌처럼 미네랄 페이퍼는 다른 종이에 비해 튼튼하다. 쉽게 찢어지지 않고 잘 구겨지지도 않는다. 힘을 주고 종이를 잡아당기면 찢어지지 않고 살짝 늘어난다.

미네랄 페이퍼의 가장 큰 장점은 물에 젖지 않는 것이다. 일반 종이는 물에 젖으면 종이가 늘어나고 약해지는 등 종이에 변형이 생긴다. 하지만 미네랄 페이퍼는 종이가 젖지 않아 변형이 생기지 않고, 표면의 물만 닦아내면 별다른 처리 없이도 처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미네랄 페이퍼는 습기에도 강해 곰팡이와 책벌레에게 안전하다. 여름철 날씨가 습해지거나 청소를 자주 못해 책장에 먼지가 쌓이면 책에도 쌀알만 한 곰팡이와 책벌레인 먼지다듬이가 생겨난다. 곰팡이를 먹는 먼지다듬이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지만,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벌레다.

국내 출판사에서는 미네랄 페이퍼를 활용한 방수 책을 출간하고 있다. 미네랄 페이퍼로 만든 책은 해변이나 수영장, 욕조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책 상할 걱정 없이 읽을 수 있다.

방수 책을 생각하며 미네랄 페이퍼를 프린터 용지로 사용하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프린터 용지로 사용하면 글자가 번져 나오기 때문이다. 미네랄 페이퍼는 잉크가 종이에 스며들지 않아 인쇄소의 특수 프린터를 사용해야 깔끔하게 출력할 수 있다.

목재와 물을 사용하지 않는 미네랄 페이퍼
돌에서 온 종이, 온실가스 38% 감축 효과 낸다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미네랄 페이퍼는 재료부터 제조 과정이 일반 용지보다 친환경적이다.

미네랄 페이퍼의 원료인 돌은 채석장이나 광산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돌이다. 버려진 석회석의 탄산칼슘에 폴리에틸렌 등을 혼합해 종이로 만든다.

제조 과정에서 목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물을 쓰지 않는다. 목재를 종이로 만들기 위해 원료를 섞는 과정 등에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한다. 일반 종이 1톤을 미네랄 페이퍼로 대체하면 물 28,000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

종이를 희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표백 과정도 필요 없다. 석회석에서 천연 백색 원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표백하지 않아도 하얗기 때문이다.


물을 사용하는 과정이나 표백 과정 등 여러 제조 과정이 단축돼 온실가스 배출량도 일반 인쇄용지보다 38% 낮고, 에너지도 85% 절약할 수 있다.


yerilim@fnnews.com 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