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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어린이 해방을 외치며 아이들을 야산에 데려갔던 '방구뽕'이 한 행동과 비슷한 사건이 현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드라마에서는 방구뽕에 대한 법원의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 가운데, 현실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 관련 경찰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북부경찰서는 50대 종교인 A씨 등 3명을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오늘 낮 12시 50분께 부산 북구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2명과 고학년 1명 등 3명을 차에 태워 인근 종교시설에 데려갔다. 당시 A씨 일당은 종교시설에 가면 간식을 먹고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아이들과 차량으로 2㎞가량 이동했고, 아이들은 포교 행사에서 간식을 먹거나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놀았다. 이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해당 종교시설에 출동해 아이들을 데려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회에 나온 에피소드는 방구뽕이 학원에 갇힌 아이들을 해방해주겠다며 야산으로 데려가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고구마를 구워 먹거나 전통놀이를 하면서 신나게 놀았지만, 방구뽕은 아이들을 외딴곳에 데려갔다는 이유로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진다.
경찰 관계자는 "달콤한 말로 동행할 것을 요청한 것은 일종의 '유혹'으로 어린이들이 판단에 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또 "아이들을 다시 데려다 주기로 했지만, 피해자들 모두 처음 가는 곳이었고 혼자서는 길을 몰라 되돌아올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 일당이 아이에게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더라도 이는 범죄 혐의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종교시설에 간 어린이가 또 다른 범죄에 휘말리지 않았지만, A씨 일당이 데려간 사실 자체가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미성년자약취유인죄는 미성년자를 속이거나 유혹해 현재의 보호상태로부터 이탈하게 해 자신 또는 제3자의 지배하에 두는 범죄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벌금형은 없다. 친부모조차 아이를 속여 데려오면 미성년자약취유인죄 피의자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무거운 범죄 중 하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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