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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전세대란은 오지 않았다..세입자 찾아나선 집주인들

8월, 전세대란은 오지 않았다..세입자 찾아나선 집주인들
지난 5월 전국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 중 월세거래가 57.8%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4일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에 걸린 전월세 광고.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세대란이 예고됐던 8월이지만 오히려 '역전세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불과 1년 전 전세대란과 대출대란이 겹치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신축입주 늘어난 경기도.. 1년만에 역전세난 반전

2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경기도는 올해 3·4분기(7~9월) 1만 가구 이상의 입주가 예고됐다. △7월 1만970가구 △78월 1만1938가구 △9월에는 1만3801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통상 신축 아파트 입주시에는 잔금을 치를 여력이 부족한 집주인들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전세를 내놓으며 전세물량이 늘어난다. 최근 2년간 전세대란은 이 같은 신규 입주물량 부족이 한 몫을 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은 '전세대란'으로 고통을 겪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첫째 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8% 오르며 2015년 4월 셋째 주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임대차2법 시행 뒤 시장 혼란이 커졌던 2020년 8월 첫째 주 수준(0.17%)을 뛰어 넘은 것이다. 8월은 강남권과 목동, 중계동 등 주요 학군지들로 이주하려는 학부모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다. 학군지 이주 수요에 농협·우리·SC제일은행 등이 전세자금대출을 제한적으로 취급하는 '대출대란'까지 겹치며 임차인들의 고통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올해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 셋째주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0.11%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인천의 전세가격 하락폭은 -0.34%를 기록하며 전국(-0.08%)과 서울(-0.07%)의 4배 이상, 수도권(-0.13%)과 경기(-0.12%)보다 배를 각각 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이유를 금리급등에 따른 '전세의 월세화' 심화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며 2년 전 비싼 시세로 전세계약을 한 임차인들은 전세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전세대출 받는니 월세 찾는 세입자들

고금리에 따라 월세가 전세대출 금리보다 낮아지며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이 51.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포인트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으로 월세 거래가 처음으로 전세 거래 비중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보증금이 없는 무보증 월세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라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무보증 월세 거래는 1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건보다 3배 가량 늘었다.

서울 은평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에전에는 집주인들이 신규로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임차인들이 월세 전환을 먼저 물어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