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캡처
[파이낸셜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한반도 남쪽으로 빠르게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 일본인이 SNS에 올린 글이 화제를 모았다. 이 일본인은 현지 피해 상황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한국어로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일본인 A씨는 지난 2일과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한국 여러분께'라는 글을 올려 자신의 마을이 겪은 피해 사실을 공유했다. A씨의 글은 모두 한국어로 작성됐다.
그는 사는 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 게시한 글로 미뤄보아 오키나와 주민으로 추정된다.
A씨는 "매우 강한 태풍이 한국을 향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풍속이60㎧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일본에는 최대 풍속 57.5㎧의 태풍이 왔을 때 큰 철판이 마치 종이처럼 날아가고 트럭도 뒤집혔다"며 "가능한 한 최대의 조처를 하고, 절대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A씨가 게시한 사진에는 태풍에 날아가 종이처럼 구겨진 대형 철판과 뒤집힌 트럭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전기가 멈출지도 모른다. 휴대전화용 모바일 배터리와 발전기가 있으면 편리하다"며 "정전이 되면 가게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으니 많은 현금을 준비하라. 단수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최소 3일분, 가능하면 5일분의 음료수와 생활용수를 준비하라"라고 썼다.
트위터 캡처
이어 그는 "강풍으로 지붕이 날아가거나 벽이 벗겨질 수 있다"며 "지붕이 없으면 실내가 비로 부식되니 이와 관련한 보험이나 행정 제도를 미리 조사하라. 창유리가 풍압으로 깨지니 테이프나 판으로 보강하라"라고 썼다.
A씨는 산지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나무가 대량으로 쓰러져 도로가 통과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나무를 자르는 도구와 운반하는 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가능하면 사전에 피난하라. 도로에 나무가 많이 쓰러지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강풍에 의해 다양한 피해가 발생한다. 어려움을 겪으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당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길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A씨의 글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자 누리꾼들은 "번역체 특유의 어색한 문장도 있지만 진심 어린 메시지에 감동받았다", "따뜻함이 바다 건너서까지 느껴진다", "오키나와도 하루빨리 피해 복구하길 바란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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