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법사위 서해피격-주가조작 놓고 격돌
탈원전·김건희 논문·순방 외교도 핵심쟁점
2022년도 국정 감사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관계자들이 여야 의원 노트북에 국감 자료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4일 시작되는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 감사는 말 그대로 도처에 지뢰밭이다. 집권 초기 윤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쳐 국정 운영의 부실을 만천하에 드러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정부의 '아마추어적' 국정 운영이 민생을 힘들게 하고, 다양한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날 선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주요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신구(新舊) 권력 사이 충돌이 빚어질 예정이다.
교육위는 김 여사, 국방위는 서해 피격 난타전 예고
지난 9월 22일 오전 전남 목포시 한 장례식장에서 '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 주무관의 영결식이 해양수산부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전선은 법제사법위와 운영위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대통령실이 연루된 각종 이권 개입 의혹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와 ‘대장동’ 관련 인사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등 이 대표 ‘사법 리스크’ 집중 타격을 준비 중이다.
교육위에서는 김 여사 논문 표절·학력 허위 기재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학위를 취득한 국민대·숙명여대 총장 등을 민주당이 단독 증인 채택했다. 국방위에서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전임 문재인 정부 책임이 크다고 보는 국민의힘이 문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감사원도 문 전 대통령에게 동일 사건과 관련해 서면 조사를 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신구 권력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재위, 영빈관 신축 예산 반영 책임 공방
전·현 정부 경제 및 산업 정책 등 정부 정책의 방향성과 성과 등에 대해서도 여야 간 맞대결을 예고한다.
기획재정위에서는 윤석열 정부 세제 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하고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한 반면 지역 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공공형 노인 일자리 예산을 줄이는 등 ‘서민 주머니 털어 부자 곳간 채우기’에 '올인'한다며 이 부분을 공격 포인트로 설정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약 900억원을 들여 영빈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던 것이 확인되면서 기획재정부 등을 향한 책임 공방이 벌어질 개연성이 크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확장 재정 기조에 따라 생긴 1000조원이 넘는 국가 부채와 물가 부작용, 부동산 정책 실패와 공기업 재정 적자 방치 문제 등을 꺼내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자위는 '탈원전' 문 정부 비리 집중 공략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서는 에너지 정책이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최근 밝혀진 월성원전 오염수 누출 사고 등을 언급하면서 원전 위험성을 제기하는 한편 신재생 에너지 비중 감소가 탄소 중립 정책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당은 최근 드러난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비리를 문 정부 비리로 규정하면서 전선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산자위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정부 대응 방향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정무위에서는 최근 불거진 은행권 대규모 횡령 사건과 이상 외환 거래 등 금융 사고와 테라·루나 사태 및 투자자 보호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는 또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가 한국 정부에 약 2900억원 배상 판정을 내린 ‘론스타 사태’와 관련해서도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갑유 법무법인 피터앤김 대표 등을 불러 집중 질의를 할 예정이다.
'尹 비속어 - MBC 보도 조작' 과방위 혈투 예고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6일째인 지난해 6월 16일 오후 공사 중 붕괴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외벽에 걸쳐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도 복수 상임위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참사와 지난 1월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건물 외벽 붕괴 사건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진들이 줄소환될 예정이다. 정무위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증인으로 확정했고, 정익희 최고안전책임자(CSO)와 최익훈 대표를 국토교통위와 환경노동위가 각각 소환했다. 이 외에도 건설 사업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된 김연극 동국제강 대표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윤인곤 삼표산업 대표이사 등도 환노위에 출석할 예정이다.
정부·여당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처벌 완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일부 야당 의원들이 이를 ‘기업 편들기를 위한 법 무력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어 한바탕 정면 격돌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는 이동 통신 3사와 주요 빅 테크 기업이 주요 증인 명단에 올랐다.
여야는 5세대 이동 통신(5G) 품질 논란과 중간 요금제 실효성, 망 이용료 지급 등과 관련해 질의할 예정이다. 과방위는 또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MBC가 ‘조작 보도’를 했다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를 대상으로 질의를 진행하는 만큼 시끄러운 상임위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외교 참사 논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 의결 및 민생 파탄 책임 소재 등을 놓고 여야 간 외나무 혈투가 예상되고 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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