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산업계 전반의 고용 위축 우려에도 유통업계는 사회적거리두기 종료로 소비가 살아나면서 고용이 오히려 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애플마저 채용을 중단하며 고용 한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유통업계만은 아직까지 예외다.
국내 유통업계는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고용이 늘고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급성장한 이커머스 사업은 물론 거리두기 해제로 오프라인 상권들도 살아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트코로나'로 꾸준한 성장세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향후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채용 중단 조치를 결정했다. 베스 갈레티 인적경험 및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앞으로 몇달간 이러한 채용 동결 조치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경제와 사업 상황을 지켜보며 합리적 선에서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 역시 사실상 모든 채용을 중단한 상태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이러한 채용 중단이 내년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고용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 억눌렸던 심리가 살아나면서 유통업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채용플랫폼 캐치의 채용공고에 따르면 유통업계에서 신입사원 채용이 한창이다.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으로는 쿠팡, 11번가, 롯데홈쇼핑, 이랜드월드, 에프알엘코리아, 엘오케이가 있다. 호텔들도 직원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코로나19 사태 속 구조조정을 거치며 직원들이 줄퇴사했지만,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하늘길이 열려 외국인 관광객이 차츰 증가하고 있어서다.
앞서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커머스와 빠른 배송이 대세가 되면서 채용 시장을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내놓은 '76개 그룹 대상 2020∼2021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 원이 넘는 76개 대기업 집단 중 쿠팡의 고용 인원이 최근 1년 새 3만 명 가까이 증가해 국내 76개 대기업 집단(그룹) 가운데 가장 많이 일자리가 늘었다. 쿠팡 그룹의 직원 수는 2020년 4만3402명에서 지난해 7만2763명으로 2만9361명이 늘었다. 이는 76개 그룹이 1년 새 늘린 인원(6만3740명)의 46.1%에 달하는 규모로, 현대차나 삼성보다 많다.
사회적거리두기 종료에 인력 충원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유통업계는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지난 여름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최근 롯데온,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개발자 채용에 나선 바 있다. 홈플러스도 430여 명 규모의 채용연계형 인턴십 선발을 진행했으며, 티몬 역시 직무 체험형 인턴십을 두 자릿수로 채용했다. CJ올리브영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되찾은 오프라인의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 세 자릿수 규모의 대규모 매장 직군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경기 회복 악조건 속에서도 소득 양극화가 지속되며 백화점은 2019년 수준 이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때마다 극도로 외면 받았던 골목상권도 살아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전 세계 경제 하방 위험 확대로 우리나라 수출 회복세가 약화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둔화로 고용시장에도 찬바람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80만명에 육박한 취업자 수가 내년에는 8만명 수준으로 10분의 1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요국의 통화긴축 움직임 등 대외 불확실성에 경제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인구감소로 내년에는 고용 한파가 올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0만 7000명 늘어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었다. 8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5% 증가해 두 달째 호조를 보였다. 8월 소매판매도 4.3% 늘며 6개월 만에 반등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최근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앞으로 소비 호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 12일 석 달 만에 두 번째 빅스텝에 나서며 기준금리를 연 3.0%까지 끌어올렸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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