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가상화폐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한국은행의 모의실험이 마무리된 가운데 CBDC 도입을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CBDC는 현금과 요구불예금을 불완전하게 대체하는데 CBDC가 현금과 요구불예금을 20% 대체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19%까지 소폭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BDC는 중앙은행을 뜻하는 'Central Bank'와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를 합친 용어로,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와 달리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다.
CBDC 도입 과제는 신뢰성 있는 인프라 구축
8일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한국은행의 준비와 비전'을 주제로 개최한 2022년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에서 CBDC 도입을 위해 신뢰성과 안정성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동엽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CBDC는 신뢰성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정 통화로서 가상자산과 차이가 있으며, 금융안정성이나 정보관리 등 CBDC와 관련한 다양한 우려점을 줄여나가는 것이 성공적인 도입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요가 관건으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수요가 더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CBDC의 편의성이 금리이익보다 크다면 CBCD는 요구불예금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이럴 경우 이자 지급에 대한 설계 방법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강환구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CBDC는 현금과 요구불 예금을 불완전하게 대체할 것"이라며 "CBDC가 현금만 대체하는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요구불예금 기능도 일부 대체한다고 하면 은행산업 구조에 따라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요구불예금 기능 대체땐 금융산업에 영향
은행산업이 독점이라고 가정하면 실물경제에 영향이 없지만 은행산업을 완전경쟁으로 가정하면 예금이 감소하고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등 실물경제에 소폭 부정적인 영향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CBDC가 현금과 요구불예금을 20% 대체할 경우 GDP를 최대 0.19% 위축시킬 수 있고, 다만 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이승덕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급결제 수단에서의 신뢰는 안전한 지급보증수단이나 자산"이라며 "정보의 흐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같이 금융인프라가 잘 갖춰진 경우 CBDC에 대한 민간의 수용성은 의문"이라며 "CBDC는 안전한 금융자산을 공급해 경제금융에 기여하는 기능을 해야한다"고 했다.
CBDC를 발행하는 국가의 신뢰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 실장은 "뱅크런이나 디지털런 같은 금융안정 차원의 문제가 최소화되도록 제도를 도입해야하고 금융위기시 효율적인 사용에 대한 추후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정경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상황에서 CBDC의 필요성은 불록체인 도입과 같은 탈중앙화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통화가 분산화될 때 국가 기능에 대한 고민이 있고 이에 CBDC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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