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韓 경영진, 톱다운 방식 포기 어려워해"

에이미 윌슨 SAP 석세스팩터스 수석부사장 인터뷰
'수평성'은 HR의 기본
SAP, '인적자원관리'→'인적경험관리' 패러다임 전환
'총체적자아개념 모델' 집약한
HXM 솔루션 연내 출시
韓기업, '톱다운→버텀업' 전환에 소극적
'실험 정신' 있어야

"韓 경영진, 톱다운 방식 포기 어려워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에이미 윌슨(Amy Wilson) SAP 석세스팩터스 제품 및 디자인 담당 수석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SAP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으로 인적자원(HR) 솔루션 트렌드는 '톱다운(하향식)'에서 '버텀업(상향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도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영진은 아직도 톱다운 방식을 포기하는데 어려워하는 것 같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만난 에이미 윌슨(Amy Wilson·사진) SAP 석세스 팩터스 제품 밑 디자인 담당 수석 부사장은 HR 시스템의 수평적 구조와 조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국의 HR 현황에 대해선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인력의 능력 개발 등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시장 진출, 혁신 등은 있을 수 없다"며 HR 영역에서의 '실험 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내달 SAP가 전 세계적으로 출시하는 인적경험관리(HXM) 솔루션 '다이내믹 팀즈' 등을 소개하기 위해 방한한 윌슨 수석부사장은 수평성을 바탕으로 HR 관리 및 구성원 개개인의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적자원관리(HRM)에서 인적자산관리(HCM)으로의 전환을 꾀한 SAP는 3년 전 HXM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에이미 부사장은 "직원들을 자산으로 보는 것도 긍정적인 관점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인재들이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잡아내지 못한다고 느꼈다"며 "직원들이 받아 마땅한 경험을 제공받는 환경을 마련하고, 변화의 준비를 위해선 능력 개선 등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SAP가 내달 전 세계적으로 출시하는 협업툴 솔루션 '다이내믹 팀즈'도 이 같은 철학 아래 설계됐다. 다이내믹 팀즈는 조직 구성원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협업툴이다. 업무에 따라 프로젝트 단위의 별도 팀을 구성해 자기주도적인 업무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솔루션은 조직 개개인이 부족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제시한다. 이 같은 전체 과정은 조직 구성원 누구에게나 공유되는 것도 특징이다.

윌슨 수석부사장은 "기존에는 계층구조적이고 위계질서에 의한 체계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더 많은 조직들이 수평적·다기능 팀으로 구성돼 운영된다"며 "다이내믹 팀즈 같은 협업 툴은 팀원들이 직접 스스로 팀을 만들어 성과를 관리하고 측정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매니저, 경영진 등 계층에 상관없이 전사적 차원에서 조직의 투명성이 제공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윌슨 수석부사장은 국내 HR 시스템의 경직성 등을 언급하며 '탈(脫) 통제' 등과 같은 실험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HR 추세가 점점 수평적으로 바뀌는 데 따른 조치와 결단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윌슨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아직 톱다운 방식을 놓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다이내믹 팀즈와 같은 수평적 HR 솔루션이 도입됐을 때 관리 조직을 따로 둬서 관리하거나 통제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버텀업 방식) 의미가 무색해진다. 동적으로 팀을 꾸려나가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고 덧붙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