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딸을 안은 채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딸의 모습을 이틀째 노출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1일 중앙TV에 따르면 북한측은 지난 18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딸이 동행한 모습을 보도했다. 이어 지난 20일 전일 첫 보도 때 전파를 타지 않은 미공개 사진을 대거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혈통' 로열패밀리인 딸의 얼굴을 드러내면 향후 경호·의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데도 이틀 연속으로 여러 각도의 모습을 노출한 것은 주목할만한 점이다.
그만큼 핵·미사일 개발이 미래 세대의 안전과 체제 영속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총비서는 딸을 뒤에서 꼭 안은 이른바 '백허그' 자세로 발사 장면을 지켜보거나, 한쪽 팔로 딸의 어깨를 감싼 채 환호했다.
김 총비서가 발사된 미사일을 바라보는 가운데 곁에 선 딸이 오른손에 시계를 쥔 채 무언가를 응시하는 장면도 있었다. 또 김 총비서와 리설주 여사, 딸이 셋이서 나란히 걸어가는 다정한 모습도 연출됐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 공식 석상에 부인을 대동한 적이 없다. 그의 사후에도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일의 여인이었던 성혜림, 김영숙, 고용희, 김옥 등을 별도로 조명하지 않았다.
반면, 김 총비서는 2012년 집권 직후 리설주 여사를 거침없이 공개했으며 대내용 현지시찰은 물론 외국 정상과의 외교무대에도 빠짐없이 부인과 함께했다.
이는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아버지의 여성 편력이 치열한 후계 경쟁으로 이어졌던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총비서가 가정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 분쟁의 싹을 자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 밖에도 여느 젊은 부모와 다름없이 자식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 주민에게 친근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