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국민의힘) 인천시의원.(인천시의회 영상 캡처)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 인천시의원이 학교에서 근무 중인 고령 노동자들에게 "81세면 돌아가실 나"라는 망언을 쏟아내 비난을 사고 있다.
23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한민수 의원(63·남동5)은 지난 21일 시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학교에서 근무하는 81세 노동자를 언급하면서 "70세 정도면 이해하겠지만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인천 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교시설물 청소원으로 일하는 노동자와 관련한 질의에서 "학교시설물 청소원 중 1940년생이 있다. 올해 만 81세면 경로당도 못 갈 나인데 이런 분이 청소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일하다) 죽으면 큰일 나지 않느냐, 만일 돌아가시면 누가 책임지냐. 정리해야 한다"며 "교장 선생님 짐이나 되니 이런 분들을 정리해서 (교장이)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도 했다.
교육감은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 등 필요한 근로자를 '교육감 소속 근로자'로 채용할 수 있다. 현재 인천지역 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하는 학교시설물 청소원은 총 602명이며 그중 80대 이상 근로자는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지난 2018년 학교 용역근로자를 교육감 소속 근로자로 전환하면서 한꺼번에 고령 노동자들을 퇴직시킬 수 없어 연령대별로 유예기간을 뒀으며 80대 이상은 곧 퇴임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모독적 발언'이라며 한 의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 의원의 모독적 발언은 윤리와 상식의 선을 넘어선 것"이라며 "국민의힘 인천시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한 의원은 인천시의회 사무처를 통해 "연세 많은 분이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돼서 자료를 요청했다"며 "80세가 넘은 분이 8명이나 돼서 관련 질문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고령자분들이 청소하는 게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했던 발언인데 과했다고는 생각한다"며 "노인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려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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