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구속에 입 연 문재인 전 대통령 "너무나 안타깝다"
vs 국민의힘 "자신에 대한 책임 피하기 위해 과민반응"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8월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2.08.29.뉴시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처리에 관여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데 대해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검찰을 우회 비판했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의 반응을 두고 "이렇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건 서훈 전 실장을 두둔해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며 '책임 회피용 과민반응'이라고 일침을 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훈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다. 한미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관계를 구축해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 올림픽과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끌어내며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라며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서훈 전 실장은 지난 3일 10시간이 넘는 영장실질심사 끝에 서해 피살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구속됐다.
문 전 대통령이 서 전 실장 구속을 두고 "자산을 꺾어버린 일"이라며 우회 비판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간에도 한미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라며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고 거듭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국민의힘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책임 회피용 과민반응"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이 서훈 전 실장을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이라 치켜세우며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왜 이렇게까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일갈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서훈 전 실장에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건 서 전 실장을 두둔해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어서로 해석된다"며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제발 도는 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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