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9월19일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평양냉면 풍습’이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모로코에서 열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평양냉면 풍습이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북한 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건 아리랑(2013년), 김치 담그기(2014년), 씨름(2018년·남북 공동 등재)에 이어 네 번째다.
북한은 그간 평양냉면을 두고 ‘최고 지도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등의 의미를 부여하며 일종의 선전도구로 이용해왔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1년 2월 2일과 10월 17일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뜨거운 인민 사랑이 어려있는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잘 만들어 인민들에게 봉사하는 데 대한 가르침을 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평양 시내 이름있는 식당 간 국수 경연도 조직하도록 하고 경연 심사 방법도 가르쳐 줬다“며 ”국숫발의 굵기와 반죽을 비롯해 조리 방법까지 일일이 가르쳐 줬고 평양냉면의 고유한 맛과 전통이 살아나게 국수를 잘 만들어 인민들에게 봉사하도록 거듭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평양냉면 풍습이 인류의 대표적인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정식 등록됨으로써 날로 빛나게 계승 발전되는 조선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평양냉면에 최고지도자의 사랑이나 당의 영도가 깃들어있다고 선전하는 건 평양냉면이 북한을 대표하는 민족음식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데다 ‘음식 외교’의 첨병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때 옥류관 수석요리사가 직접 만든 평양냉면을 남측 평화의 집 만찬장에 올렸고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도 남한 기업 총수들에게 옥류관에서 냉면을 대접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