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방역 당국이 최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자 방역을 이유로 단축된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화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노사 협의 없이는 은행 영업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한동안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은행들은 영업시간을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단축 운영하고 있다.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은행 영업시간은 지난해 7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이후 앞뒤로 30분씩 총 1시간이 단축됐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형마트를 비롯해 백화점과 영화관 등 대부분의 편의시설은 기존 영업시간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은행은 1년 반 동안 홀로 단축 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상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이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직장인은 대출 상담하려면 휴가 써야 할 판이다” “거리두기 해제됐는데 은행만 거리두기하고 있다”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 노사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에 앞서 별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영업시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TF는 구성조차 하지 못했다.
TF를 가동해도 현재 금융노조 분위기를 감안하면 영업시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차기 금융노조 위원장 단독 후보로 나선 박홍배 현 금융노조 위원장의 주요 선거 공약 중 하나가 ‘주 4.5일제 도입’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근로시간을 주 4.5일로 줄이자고 주장하는 노조 입장에선 영업시간을 다시 한 시간 늘려 정상화한 뒤 이와 별개로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550만원으로 2020년(9천800만원)보다 7.6% 늘어 처음 1억원을 넘어섰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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