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 샹젤리제 거리에 모인 프랑스 인파(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사회학자 칼 마르크스는 종교를 일컬어 ‘민중의 아편’이라는 말로 그 편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프랑스나 아르헨티나 같은 축구 강국들에게 축구는 그 자체가 종교다.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다.
사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유럽 곳곳에서는 카타르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며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이 일었고, 일부 프랑스인들도 그 물결에 동참했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프랑스가 '디펜딩 챔피언'은 다음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다는 징크스를 깨고 결승에 진출하자 그 결심이 완전히 깨지는 분위기다. 그들은 TV 앞에 앉았고, 음바페와 그리즈만, 지루의 활약에 열광했다.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는 TF1 방송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2069만명이 프랑스와 모로코가 맞붙은 준결승전을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2016년 이후 최고의 성적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툴루즈에 모인 축구팬들(연합뉴스)
4년 전 월드컵 4강전에서 프랑스와 벨기에와 경기를 펼쳤을 때 1910만명이 TF1에사 경기를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때보다 159만명정도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셈이다. 시청률 조사기구 메디아메트리는 이번 준결승전 4세 이상 시청률이 66%로 집계됐으며, 25∼49세 남성으로 조사대상을 한정하면 81%까지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최고 시청률 기록도 바뀌었다. 직전 최고 기록은 프랑스가 지난 10일 8강전에서 '영원한 앙숙' 잉글랜드와 만났을 때로 1772만명이 경기를 시청한 63%였다.
실제로 프랑스와 모로코가 경기를 하고 있을 당시 하프타임에 맞춰 평소에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지역에 가보니 '다들 어디에선가 월드컵을 보고 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산했다.
결승진출 확정하고 기뻐하는 프랑스 선수단(연합뉴스)
프랑스 텔레비지옹 방송은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8강전을 앞두고 카타르 월드컵 보이콧을 결심했다가 다시 TV 앞에 앉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만약, 프랑스가 18일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압한다면 1998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우승 트로피를 품게 된다. 이탈리아, 브라질에 이어 월드컵 2연패를 이룬 역대 세 번째 나라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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