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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 오염수를 10초만에 정화했다

DGIST, 페놀계 미세플라스틱 정화필터 소재 개발
별다른 전력 없이도 햇빛만으로 오염수 99.9% 정화
4번이상 반복 사용해도 정화 성능 그대로 유지

페놀 오염수를 10초만에 정화했다
DGIST 에너지공학과 박치영 교수가 만든 정화필터 소재 개발 연구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 소재는 물속 폐놀계 혼합 오염 물질인 비스페놀A, 비스페놀S, 2-나프톨 및 페놀을 빠르게 흡착하고 광열반응으로 정화한다.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박치영 교수팀이 물 속 페놀계 미세플라스틱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순식간에 정화할 수 있는 필터 소재를 개발했다. 이 필터 소재를 물에 넣으면 10초만에 페놀계 미세플라스틱이 99.9% 달라붙는다.

박치영 교수는 20일 "이 기술은 물 속 페놀계 미세플라스틱 및 VOC 오염물을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정화 효율을 보이는 독보적 수질 정화 기술"이라며 "경제성이 우수하고, 전력이 없는 지역에서도 오염수를 정화해 식수로 공급할 수 있는 범용성을 확보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정수기 필터에는 숯이나 활성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숯이나 활성탄은 10초동안 20~30% 정도의 오염물을 정화하며 비싼 활성정화하는 시간을 오래 가져도 70~80%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에 비해 값싼 원료로 '비정형 다공성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페놀계 오염물질을 빨아들이는 성능과 빛을 받으면 열을 내는 특성이 뛰어나다.

연구진은 이 소재로 지름 10㎝ 정도인 분리막을 만들었다. 이 소재는 햇빛을 받으면 열을 내 물이 들어있는 탱크안에 열대류를 만들어내고, 이로 인해 물이 증발하게 되면서 필터가 오염물을 걸러내 순수한 물만 필터 너머로 건너오게 만든다. 지금까지 개발된 광열 분리막은 물 속 소금을 걸러내는데 집중했지만 연구진은 유기 오염물을 걸러내는데 초점을 뒀다.

이 분리막을 이용해 정화시험을 진행한 결과, 흡착제 특성과 광열반응을 통해 거의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했다.
또한 이 소재로 만든 분리막은 여러번 재사용을 해도 그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박치영 교수는 "분리막을 계속 사용하면 오염돼 성능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소재는 활성화 과정을 거쳐 4번 이상 사용해도 처음 가지고 있는 성능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DGIST 조완수·최경현 석박사통합과정생과 이동준 석사과정생과 함께 소재를 개발하고 그 결과를 재료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해 2022년 50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