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소비자물가 하락에도 금리 올릴수밖에 없는 이유
지난 5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시니타스에 있는 인앤아웃(IN-N-OUT)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창문에 "지금 채용 중"이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때아닌 변수로 고전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서비스 부문의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 연준의 인플레와의 전쟁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비스 비용 상승…내년에도 금리 인상"
미국의 물가가 급격히 오르자 연준은 올해 금리를 7회 인상했다. 이중 4회는 ‘자이언트 스텝’인 0.75%p 인상으로 올해초 0%로 출발한 미국 기준금리는 4.25~4.5%까지 올랐다.
지난 6월 전년 동기 대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9.1%로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11월에 7.1%로 떨어졌다.
미국 서비스 물가상승률 추이(단위: %. *전월 대비) /미 노동통계국 제공
경제전문가들은 소비재 물가와 서비스 물가 상승세간 격차가 큰 것을 볼 때 금리 인상을 통해 CPI를 억제하려는 연준의 의도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변동성이 있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가 내년에는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외식과 이발, 교통비 등 서비스와 연관된 활동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근원 물가지수 하락분을 갉아먹고 있다.
서비스 부문 물가 상승의 중요성을 연준도 인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중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비스 물가 오름세에 대해 경고했다.
당시 그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빨리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따라서 금리를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침체 우려…고용시장에 달려
서비스 물가의 방향은 미국 고용 시장에 달렸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양호한 가운데 근로자 부족에 고용주들은 임금과 수당을 인상하면서 11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6.4% 올랐다.
KPMG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연준은 임금보다는 물가 오름세를 더 빠르게 냉각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결국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침체를 피하는 범위 안에서 실직자를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는듯하다.
연준 관리들은 내년 미국 실업률이 현재 3.7%에서 4.6%로 높아지고, 경제성장률은 0.5%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웡크는 미국 경제가 내년에 침체에 빠지고 연말이면 물가상승률이 3%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5~5.25%까지 올려 최소한 2024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를 통제할 자신이 있다는 입장인 반면 시장에서는 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리지 못할 것이며 내년말까지 두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물가 하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준이 만족할 수준으로 떨어질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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