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지금의 고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올 들어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하강하기는 하겠지만 이전에 비해 확신은 덜하다면서 금리 인하가 가능할지, 한다면 언제쯤이 될지는 지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라 인플레이션이 좀체 꺾이지 않고 있음을 입증했다. 뉴욕증시는 별다른 반응 없이 혼조세를 이어갔다. 인플레이션, 느슨해지는 곳 찾아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은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외국은행협회(FBA)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준의 현 정책 기조는 일단 지켜보기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하강하기를 기대했지만 올해 흐름이 순탄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이전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하강하는 디스인플레이션 확신이 덜하다고 밝혔다. 파월은 이 때문에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가 가능할지, 한다면 언제가 될지에 관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어디서 느슨해지는지를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면서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지금의 고금리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미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하강 흐름을 타면셔 올해 초만 해도 연준이 이르면 3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연준이 1, 2월 인플레이션 하강을 확인하고 3월부터는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기대였다. 그러나 올 들어 3월까지 인플레이션은 다시 뛰면서 이 같은 기대는 사라졌다. 시장에서는 9월이 돼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은 "그 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 흐름은 모두의 예상을 웃돌고 있다"면서 "인내를 갖고 지금의 긴축 정책이 제 역할을 하도록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1일 기자회견 내용을 재확인했다. 4월 PPI 상승 미 노동부가 공개한 4월 PPI는 크게 올라 인플레이션이 끈질기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4월 PPI는 전월비 0.5%, 전년 동월비로는 2.2% 상승했다. 전월비 상승률은 이코노미스트들 전망치 0.3%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월비 상승률 2.2%는 지난해 4월에 기록한 2.3%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3월에 비해 0.4% 올라 시장 예상치 0.2%를 상회했다. 또 지난해 4월에 비하면 3.1% 상승해 당시 상승률 3.4%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시 혼조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도 혼조세를 이어갔다. 초반 밈주 열풍 속에 상승세를 탄 것은 전날과 같지만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가운데 오후 들어 혼조세 양상을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0.1% 내린 3만938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06% 밀린 5218을 기록했다. 나스닥만 0.16% 오른 1만6414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0.028%p 내린 4.453%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5-15 02:16:33[파이낸셜뉴스]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 뒤에도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뉴욕 연방은행의 설문조사를 인용, 미 소비자들은 기대 물가가 1년 뒤에는 3.3%, 5년 뒤에는 2.8%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 2% 달성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과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다. 특히 주택 가격도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연준의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CNBC방송에 따르면 내년 중간 주택 상승률은 3.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고 주택 임대료는 지난달 조사때 보다 0.4%p 높은 9.1%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22년 급등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그해 6월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하락세에 올해 들어 금리 인하가 기대됐으나 지난 1~3월 CPI가 계속 상승하면서 3.5%까지 오르자 금리인하 시기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주최한 행사에서 미국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까지는 금리를 내리지 않고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5-14 14:14:29【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6일(현지시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없이 올해 안에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7회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대담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강한 노동 시장과 인공지능(AI)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 등 현재 모든 것이 미국 경제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안에 잡히겠느냐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보는 데이터를 보면 일부 데이터는 조금 더 걱정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나는 방금 고용 데이터를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하락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 인플레이션은 미국 기업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공급망을 회복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은 (외국에서) 사람들이 일하러 오기에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에 인구 구조가 미국을 돕고 있다"면서 "대규모 이민이 계속되면 재정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이런 재정 부담은 향후 필요한 지출을 위축시키게 되므로 이런 식으로 영원히 갈 수는 없다"며 "장기적으로 경제에 건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달러에 대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많은 신흥국이 현명하게 외환보유고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전보다는 훨씬 더 큰 회복력을 갖게 됐다"며 "이들은 현재의 극적인 변화를 견딜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성장률은 3% 안팎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기술 등에 힘입어 사회를 더 생산적으로 변모시키고(transform) 있으며 성장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등의 기술 발달에 따라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일부 국가의 경제는 변모하고, 일부는 정체되며, 일부는 계속되는 난기류 속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5-07 08:09:46[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 등으로 최근 구리 가격이 t당 1만달러에 육박하면서 전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전선업계가 핵심 지역으로 꼽고 있는 미국에서 최근 LS전선이 1000억원대의 세액공제를 적용받는 등 미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리며 해외 사업 확대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구리 가격 제품에 연동…보유 평가액도 늘어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 전기동(구리) 가격은 전날보다 132달러 오른 t당 9749달러를 기록하며 1만달러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구리 가격은 추세적인 상승세를 찍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1월 t당 8344.30달러를 기록한뒤 2월 8310.74달러로 잠시 주춤했지만 3월 8675.63달러를 나타낸데 이어 4월 들어서는 90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구리 가격 상승의 시작은 중국 공급 축소가 영향을 주었지만 가격 변화가 나타나면서 공급측 요인이 아닌 수요측 요인으로 시장 관심이 이동 중"이라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의 급증으로 연말에는 t당 1만2000달러까지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개발협회는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필요한 구리의 양을 데이터센터 전력용량 1MW당 27t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구리가격 상승은 전선업체 실적에 호재다. 전선업계의 경우 대부분 수주 시 구리 가격 상승에 따라 판매 가격을 연동하는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선 제조 원가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에 반영돼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구리 자산 평가액도 늘어나는 것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데이터 센터, 해상풍력 등 수요지속...호황 기대 특히 구리 수요 증가는 전선업계의 업황과도 직결된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전선업계의 지속적인 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선업계는 향후 인공지능(AI) 개발과 반도체, 전기차 공장 건설, 노후 전력망 교체 등으로 미국발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으로 해저케이블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 평균 30% 이상 성장해 유럽, 중국과 함께 3대 주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LS전선이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9906만 달러(약 1365억원)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투자세액공제를 받게 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IRA 조항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 중립 관련 사업에 100억달러(13조79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LS전선의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 LS그린링크가 지원 리스트에 포함됐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수요와 미국과 유럽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구리값이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전선 수요가 일시적인 사이클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4-21 16:09:52【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호스피스 치료를 받고 있는 침실이 두 개 있는 집의 전기가스요금이 치솟았다. 지난달 받은 청구서는 거의 700달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 거주민 도로시 로벨) "생필품 값이 떨어졌다고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월마트나 세이프웨이(Safeway)에서의 쇼핑은 피하고 기름도 일반 주유소가 아닌 코스트코 주유소에서 넣는다." (미국 캘리포이나주 산타클라라의 한국인 주재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혔다고 하지만 미국의 생활 물가는 뚜렷한 하락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재에 속하는 전기가스요금은 인상됐고 하락세를 보이던 기름값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가 지난 16일(현지 시간)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0.3%)은 전망치(0.1%)를 크게 웃돌았다. 여전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인플레이션 피크 때보다는 낮지만 미국 서부지역 최대 전력회사인 PG&E는 올해 초부터 전기·가스요금을 가구 당 평균 34.5달러(약 4만5981원)이나 인상했다. PG&E는 샌프란시스코 등 중북부 캘리포니아 1600만 가구에 가정용 가스와 전기를 공급한다. PG&E의 인상 결정으로 PG&E로부터 전기 가스를 공급받는 1600만 가구는 지난 2022년보다 연간 평균 400달러(약 53만3360원) 이상의 전기가스요금을 더 내야한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주공공유틸리티위원회와 PG&E는 "노후화된 인프라를 정비하고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요금 인상이 불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침실 2개짜리 샌프란시스코 아파트에서 수십 년 동안 살아온 레베카 갈레고스씨는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정말 준비가 안 되어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캘리포니아주의 기름값도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4.649달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한창 진행됐던 시기였던 1년 전의 1갤런당 4.720달러보다 불과 0.071달러 밖에 내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캘리포니아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오름세다. 이날 캘리포니아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4.649달러는 1주일 전인 12일의 4.610달러, 한 달 전인 4.527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전역의 기름값도 마찬가지 추세다.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3.279달러로 1주일 전(3.189달러), 한 달 전(3.094달러)보다 비싸다. 때문에 코스트코 가스(Costco Gas) 등 회원제 주유소는 붐비고 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운영하는 코스트 가스의 경우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저럼한데 주말을 앞두고 주유를 위한 대기시간은 더 길어지고 있다. 산타클라라 지역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코스트코 가스에서 주유하는 것이 그나마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붐비지 않는 미 유통업체 대표 매장 왜? 물가 하락이 체감되지 않으면서 미국의 주요 대형 유통업체의 매장에서 많은 인파는 보기 어렵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의 대표 유통기업 월마트 매장의 경우 세일을 하더라도 계산을 위해 줄을 길게 선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각종 생필품을 1달러 내외에 판매하는 '달러 트리'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했던 2022년 여름 달러트리의 식료품 코너에는 판매되는 통조림을 쓸어담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현재 그 정도의 싹쓸이까지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달러 트리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1% 올랐고 PPI도 예상 밖으로 반등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물가가 2% 내려가는데 상당한 시간 걸릴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미국 뉴욕대 강연에서 "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로 가고 있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라고 경고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2-19 12:58:28[파이낸셜뉴스] 2024년은 미국을 포함해 주요 경제국들의 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시작됐다. 특히 미국의 물가 하락에 힘입어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 금리가 올해 안에 언제부터 얼마나 떨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미국의 물가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인 2%로 계속 접근하면서 지난 2년여간 진행된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의 전쟁에 대한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주요 물가지표의 상승률이 2년전 촉발된 인플레이션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경제 연착륙도 기대되고 있다. 급격히 오른 물가, 침체 없이 끌어내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그해 6월 전년동기비 9.1%까지 올라 정점을 찍었다. 이에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금리를 11차례 인상한 끝에 CPI를 지난해 11월 3.1%까지 떨어뜨려 물가와의 전쟁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물가와의 전쟁은 이전과 같은 경기침체를 동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거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던 1970년대초와 중반, 1980년대 초에는 어김없이 침체가 동반된 바 있다. 야후파이낸스가 최근 공개한 분석에서 지난 12개월동안 주거비를 제외하고 식료품과 의류, 교통, 의료, 가정용 에너지, 휘발유 가격 상승률이 물가 급등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제품 가격 및 소득 상승률은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해 나란히 상승하다가 지난해 여름부터 소득이 추월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재정적으로 여유가 더 생긴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체감지수는 지난 12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어 연준의 예상대로 연착륙에 성공하고 이후 실업률이나 물가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 유권자, 바이든을 인플레 주범으로 봐 지난주 공개된 미국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관리들이 높은 금리 수준을 상당기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금리 인하를 놓고 연준 내부에서도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 전망은 낙관적이다. 지난 8일 '매파'로 알려진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추가 금리 인상 없이도 물가가 하락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연준의 인플레 목표인 2% 가까이 계속 떨어진다면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같은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총재도 미국 물가가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내려갔다며 2%를 향해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같은 낙관적인 물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은 아직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을 조 바이든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등 불만이 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진영을 초조하게 만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해소되고 소비 형태에 변화를 보이는 것도 물가를 끌어내렸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이하로 떨어지면서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인플레이션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바이든 대통령 반대를 유발한 가장 큰 이유지만 인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이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10 13:52:58[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가 이번주 새해 들어 첫번째 고비를 맞는다. 지난주 산타랠리 기간임에도 3대 지수가 모두 주간단위로 1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부진했던 뉴욕증시가 이번주에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또 올해 상승흐름을 주도하는 종목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대형은행들의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12월 CPI 이번주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11일(이하 현지시간)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날 노동부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CNBC는 팩트세트 조사를 인용해 이코노미스트들이 전월비 0.15%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상승률 0.1%에 비해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더 관심을 기울일 근원물가지수는 둔화흐름을 지속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물가지수인 근원CPI가 전월비 0.25% 상승해 11월 상승률 0.3%보다 둔화됐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인하 이코노미스트들의 이같은 낙관은 그렇지만 실망으로 끝날 수도 있다. 낙관 전망의 바탕 가운데 하나였던 지난해 12월 고용동향 전망이 보기좋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17만명 증가에 그쳤을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12월 신규고용은 21만6000명 증가해 투자자들의 낙관 전망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임금 상승률은 11월 CPI 상승률 3.9%보다 높은 4.1%로 나타나 임금이 물가상승률을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12월 CPI가 시장 예상보다 높았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는 3월 연준이 첫번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 라킨은 5일 분석노트에서 "지금 게임의 이름은 인내"라면서 "금리인하가 여전히 옵션이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은 아마도 올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킨은 특히 연준 정책담당자들이 그동안 연설에서, 또 3일에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른다는 판단을 내리면 금리정책 방향을 언제든 바꿀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실적시즌 개막 이번주는 미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개막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12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대형은행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미 3대 항공사 델타항공도 실적을 발표한다. 은행종목들은 지난해 빅7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부진했지만 올해에는 그 격차를 좁히면서 상승흐름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JP모건은 골드만삭스가 올해 최고 종목으로 꼽은 덕에 지난주 사상최고를 찍기도 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10일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의 '2024 경제전망' 발표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의 전망은 연준이 올해 어떤 정책 기조를 택할지를 예고하는 예고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07 04:11:55[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물가상승률 전망에 대해 "목표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금리 인상 영향이 지속되며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향후 추이가 불확실하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되기까지 과정을 마라톤 용어인 '라스트 마일'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주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반영해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도 '라스트 마일'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 총재는 미 연준이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는 시장 기대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총재는 "지난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봤을 때 제 생각은 파월 의장 발언 중 '현 수준을 봤을 때 상당히 긴축적이라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며 "50~75bp 정도 떨어지는 걸로 돼 있는데 시장은 100bp 이상 확실히 떨어지는 걸 기대하고 있어서 과잉 반응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런 시장 기대가 국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일단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실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며 "환율, 자본이동 등 제약조건이 풀린 것은 사실이라 국내만 보면서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12-20 15:20:00[파이낸셜뉴스] 지난달 물가 상승세는 식료품과 휘발유의 영향으로 둔화세를 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볼 때 내년 초가 되면 물가 상승률은 2%대로 회귀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ING는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 이에 따라 시장은 금리 인하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ING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다. 이는 10월의 3.8%,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3.5%보다 낮은 수치다. 이처럼 물가 상승률이 줄어든 원인으로 식료품과 에너지의 가격 하락이라는 것이 ING의 분석이다.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상승했다. 10월 전년 동월 비는 3.2%, 11월 시장 추정치는 3.1%였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6%(원계열 기준) 하락했다.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과 서비스 물가는 10월에 비해 변동이 없었고, 농축수산물(-4.9%)과 공업제품(-0.3%) 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11월 물가 하락에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채소류 가격(-10.3%)은 정부의 비축 물량 공급과 상품권 지급으로 인해 하락했다. 석유 가격(-3.5%)도 국제 유가 하락과 정부의 유류세 인하 프로그램 연장으로 인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내년 초에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2%대로 낮아질 것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ING는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다양한 정부 프로그램이 몇 달 내로 종료되면 이에 따른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국제 유가가 더 안정되면 유류세 인하가 내년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고 상당 기간 억제되었던 공공요금에 대한 가격 상승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상황적 요인 탓에 내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가 ING의 현 전망인 2분기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ING은행 서울지점 강민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의 매파적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내년에 금리인하를 서둘러 선반영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라며 “긴축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의 수요 측면과 경제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에 2024년 2분기께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정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가계부채 및 증가 속도가 거시 경제에 미치는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지난달 정부의 시설자금 대출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부동산 가격에 대한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며 “이에 따라 향후 몇 달 동안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겠지만, 소비와 건설투자가 부진해지면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긴축 기조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그러나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한은의 완화 정책이 3분기까지도 지연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12-15 14:50:28[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가 연중 가장 성적이 좋다는 11월을 맞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달 30일 이후 2주 동안 7.2%, 이달 들어서는 5.3% 뛰었다.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상승폭이 더 크다. 지난달 30일 이후 2주 상승률은 9.1%, 이달 상승률은 7.4%에 이른다. 지금 흐름을 지속해 연말 산타랠리까지 이어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도 나온다. 이같은 낙관이 가능할지 여부는 이번주 공개되는 노동부의 각종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다시 확인되면 제롬 파월 의장의 강경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은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이 확신으로 바뀌면서 증시 추가 상승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10일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데다 17일(이하 현지시간)에는 임시예산이 바닥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높아진다는 점이 부담이다. 연준, 금리인상 종식 기로 파월 연준 의장은 9일 금융시장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설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물가가 뛰기 시작하면 언제든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뉴욕증시는 9일 저조한 30년만기 미 국채 경매와 파월 경고가 겹치며 일제히 하락해 S&P500과 나스닥이 9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그러나 14일 노동부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0월 임금·주간노동시간통계, 15일 노동부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추가 인상은 사실상 끝났다는 예상이 확신으로 바뀌고, 내년 중반 금리인하 기대감 역시 고조되면서 증시 상승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팩트세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예상했다. 10월 CPI가 전월비 0.1%, 전년동월비로는 3.3% 상승하는데 그쳤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했다. 9월에는 각각 0.3%, 4.1%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이 더 주목하는 월별 변동성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CPI는 9월에 비해 0.3%, 지난해 10월에 비해서는 4.1% 올라 지난달 상승률과 같은 수준을 보였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테지노스캐피털 공동최고투자책임자(CIO) 에이미 매그노타는 "연준 금리인상은 끝났다고 보고 있지만 이를 확신하려면 추가 CPI 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전망 하향조정과 셧다운 우려 증시 흐름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미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국채 시장을 흔들고, 그 충격으로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도 이번주 주목해야 하는 변수다. 특히 10일 장 마감 뒤 무디스가 양극화된 미 의회의 난맥상을 이유로 미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터라 그 충격이 배가될 가능성도 있다. 무디스는 10일 'Aaa' 최고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막대한 재정적자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급증을 이유로 미 신용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특히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의회가 양극화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단기간에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무디스는 비관했다. 다만 미 경제가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적자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공화당이 14일 하원에서 임시예산안을 다시 통과시키려 하고 있지만 이같은 땜질 처방에 백악관, 또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부정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17일 셧다운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치면서 증시 불안을 부추길 수도 있다. 한편 이번주에는 월마트(16일), 타깃(15일), TJX(15일) 등 소매업체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경기둔화 속에 미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부채가 늘어나는 가운데 소매업종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지 여부가 이들의 실적 발표로 확인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1-12 06:3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