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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사라져 퇴사하고 싶다" IT업계 근무방식 딜레마

네이버 R/O타입 근무 형태 선택 가능하도록 해
카카오 내년부터 새 근무제도 '카카오 온' 도입
IT 기업들 "회사로 와", "근무지 자율 선택" 다양

"재택 사라져 퇴사하고 싶다" IT업계 근무방식 딜레마
네이버 제2사옥 '1784' 옥상 태양광. 네이버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이브리드 근무제도(대면+원격 근무 혼합)'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중순부터 시행해온 근무 선택제를 당분간 이어갈 방침이며, 카카오는 회사 출근을 원칙으로 하되 조직 내 협의에 따라 원격근무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편한다는 입장이다.

■네카오,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

네이버 카카오 혼합형 근무형태
회사명 근무 방식 세부 내용
네이버 커넥티드워크 제도 (R/O타입 선택 가능, 올해 7월 시행) R타입: 주5일 원격근무
O타입: 주3일 이상 회사 출근
카카오 완전 선택적 근로 시간제 (내년 1월 시행) 오후 2~5시 집중 근무 시간(올 체크인 타임) 사라지고 근무시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형태
오피스 퍼스트(내년 3월 시행) 원칙적으로 회사가 지정하는 오피스 내에서 근무, 고정좌석 제공
(네이버, 카카오 각 사)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7월부터 주 5일 원격근무를 하는 'R타입'과 주 3일 이상 회사로 출근하는 'O타입' 2가지 근무형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커넥티드워크' 제도를 연장하기로 했다. 직원들은 6개월 단위로 투표를 통해 근무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 측은 "아직 근무제도 관련 변동사항은 따로 없다"며 "최근 내년 상반기 (근무제도 선택) 설문 조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네이버는 다양한 근무제도를 실험하고 있다. 올해부터 진행한 '워케이션(일+휴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직원들은 신청을 통해 네이버 연수원 춘천 커넥트원에서 최대 4박 5일까지 몰입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카카오도 내년부터 새로운 근무제도 '카카오 온'을 도입한다. 카카오 온 근무제는 △1월부터 월 단위로 정해진 근무 시간을 채우는 형태인 '완전 선택적 근로 시간제' △3월부터 오피스 출근을 우선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월부터 '파일럿 근무제'를 도입해 6개월 간 시행한 바 있다. 임직원들이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되, 협업을 위해 오후 2~5시까지를 집중 근무 시간(올 체크인 타임)으로 설정하는 내용이다.

새로운 근무제가 도입되면 집중 근무 시간 제도가 사라져 시간 활용이 보다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공간 차원에서는 오피스 출근이 원칙이다. 하지만 조직 및 개인별로 원격근무가 더 효과적이거나 불가피한 상황인 경우, 최소 단위 조직장의 판단과 승인을 통해 원격 근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 직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사실상 100% 대면 출근제로 전환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도 "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카카오 이제 재택 사라져서 나라도 탈출(퇴사)하고 싶을 듯"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는) 오피스 근무와 원격 근무의 장점을 모두 취하고자 한 것"이라며 "1~2월 중 최소 조직 단위로 관련 룰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업계, 근무제 고민 깊어
네이버와 카카오 뿐만 아니라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무 제도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계적으로 해제되고,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무실 출근 형태로 돌아서는 기업들도 많다. 실제 넥슨, 넷마블 등 주요 게임 회사들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전사 출근 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경우 팀원들이 모여서 신규 게임 출시 전 속도를 내는 시간이 필요하는 등 대면 근무가 효율적인 부분이 있다"며 "게임사 내부에서도 직군 등에 따라 재택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고 귀띔했다.

반면, 근무 장소의 자율성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IT기업도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5월말부터 주1회 출근을 원칙으로 하다 내년부터 집, 사무실 외에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도입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재택을 하지 않는 기조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일부 IT기업들이 출근에 대한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해당 기업에 대한 구직자 및 현직자들의 매력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