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부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잔인하게 살해한 이기영이 '무죄'를 받기 위해 동거녀 시신 유기 장소를 거짓으로 지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의 경우 본인의 자백만으로는 유죄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난 7일 YT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이기영이 동거녀의 시신을 처음에는 하천(파주 공릉천변)에 버렸다고 했다가 하천에서 3km가량 떨어진 강가에 묻었다고 자신의 진술을 번복한 데 대해 "이 장소마저도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짓말을 상당히 교묘하게 하면서 무죄를 받으려고 하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그 노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면 이기영이 동거녀를 살해했다는 증거는 본인의 자백밖에 없다. 하지만 법리상 자백만으로는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른바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이 교수는 “이기영은 결국 살인에 고의도 없었고 단순한 상해치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시신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상해치사의 혐의를 입증하기도 녹록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심증은 있지만 시신이 없게 되면 무죄로 양형이 결론 난 판례가 상당 부분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기영은 지난 6일 동거인이었던 50대 여성의 시신 유기 장소 현장검증에 동행했다. 수갑 찬 두 손으로 손짓을 하고 땅 파는 시늉까지 하며 시신 유기 장소를 지목했다. 경찰은 이기영 진술을 바탕으로 집중적으로 수색했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