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EPFL, 인공광합성 장치 개발
햇빛과 공기중 습기만으로 수소 생산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화학공학자 케빈 시불라 박사팀이 식물의 잎 역할을 하는 투명 가스 확산 전극을 이용해 인공광합성 장치를 실험하고 있다. EPFL 제공
[파이낸셜뉴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화학공학자 케빈 시불라 박사팀이 햇빛과 공기중의 습기만으로 수소를 만드는 인공광합성 장치를 개발했다. 지금껏 인공광합성 장치는 물에서 수소를 만들었지만 대기중의 습기를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불라 박사는 9일 "햇빛만으로 공기중에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효율이 물에서 수소를 만드는 것보다 낮다"고 말했다. 즉 현재 물 기반의 광전기화학(PEC) 전지에서 달성할 수 있는 것보다 적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만든 장치의 태양-수소 변환 효율은 최대 12%인 반면, 물 기반의 PEC 전지는 최대 19%다.
시불라 박사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를 산업계에서 연료와 공급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화학 물질로 저장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태양 에너지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가장 풍부한 형태이며, 우리는 태양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는 식물이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햇빛을 화학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에서 영감을 얻었다. 식물은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와 물을 얻고, 햇빛으로부터 추가적인 에너지를 얻어 당과 녹말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바로 광합성인데, 햇빛 에너지가 당과 녹말이라는 화학 결합의 형태로 저장된다.
시불라 박사팀이 개발한 투명 가스 확산 전극은 빛을 받아내는 반도체 물질로 코팅하면 실제 인공 잎처럼 작용해 공기와 햇빛에서 물을 수확해 수소가스를 생산한다. 즉 햇빛 에너지가 수소 결합의 형태로 저장되는 것이다.
마리나 카레티 박사는 "투명 가스 확산 전극은 아직까지 개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시제품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어려웠고, 각 단계마다 새로운 절차를 개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각 단계가 비교적 간단하고 확장이 가능해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수소 생산 가스 확산 기판 뿐만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화학공학자 케빈 시불라 박사팀이 광전기화학(PEC) 전지의 투명 가스 확산 전극과 공기중의 습기로 만들어진 수소를 모으는 챔버를 개발했다. EPFL 제공
연구진은 투명한 가스 확산 전극을 만들기 위해 석영 섬유인 유리솜 유형으로 시작해 고온에서 섬유를 함께 융합해 펠트 웨이퍼로 만들었다. 그 다음, 웨이퍼는 우수한 전도성, 견고성과 스케일업이 쉬운것으로 알려진 불소가 첨가된 주석 산화물의 투명 박막으로 코팅했다.
첫 단계는 투명하고 다공성이며, 전도성 있는 웨이퍼로,공기 중의 물 분자와 접촉을 극대화하고 빛 입자를 통과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그런 다음 웨이퍼는 햇빛을 흡수하는 반도체 재료의 얇은 필름으로 다시 코팅된다. 이 두 번째 얇은 코팅은 여전히 빛을 통과시키지만, 다공성 기질의 큰 표면적 때문에 불투명하게 보인다. 이렇게 코팅된 웨이퍼는 햇빛에 노출되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계속해서 코팅된 웨이퍼를 포함하는 작은 챔버와 측정을 위해 생산된 수소 가스를 분리하기 위한 얇은 막을 만들었다.
이렇게 완성된 챔버는 습한 조건에서 햇빛을 받으면 수소 가스를 생산하는 투명한 가스 확산 전극이다.
시불라 박사팀은 인공광합성 장치인 '투명 가스 확산 전극'을 개발해 지난 4일 재료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됐다.
시불라 박사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를 산업계에서 연료와 공급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화학 물질로 저장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태양 에너지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가장 풍부한 형태이며, 우리는 태양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