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굿바이:전’에 전시 예정이던 작품. 주최 측 블로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나체로 칼을 휘두르는 모습 등이 담겨 논란이 된 '풍자 전시회'가 개막을 앞두고 작품이 철거되면서 취소됐다.
국회의원회관 로비에 9일 오후부터 전시 예정이었던 '굿바이전 인 서울'은 주최 측과 국회사무처 간 실랑이 끝에 이날 새벽 결국 철거됐다.
이 전시회는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12명의 의원들(더불어민주당 10명, 무소속 2명)이 공동 주관했다. 의원회관에는 작가 30여 명의 정치 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작품들은 윤 대통령 부부 비판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통령실 공사 수의계약 해먹을 결심'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비롯해 쓰러진 윤 대통령 옆에 소주병이 나뒹굴고 그 위로 김건희 여사가 앉아 있는 그림도 있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나체로 큰 칼을 들고 서 있는 그림과 김 여사가 "논문표절 46%도 박사 통과됩니다"라고 말하는 작품, 술에 취한 윤 대통령 옆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개로 묘사한 그림 등이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풍자하는 ‘굿바이:전’에 전시 예정이던 작품. 술 취한 윤석열 대통령 옆에 한동훈 장관을 안경 쓴 개로 묘사했다. 주최 측 블로그
전시회는 당초 국회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림을 확인한 국회사무처가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 제6조 제5호 위반을 이유로 공동 주관한 야당 의원실들에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3차례 보냈다.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에 따르면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이나 로비 사용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이를 따르지 않았고 강제 철거가 진행됐다. 국회사무처는 “수차례 전시 작품들에 대한 자진철거를 요청했으나 철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를 공동주관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가 표현의 자유를 짓밟았다”며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행사를 주관한 의원들을 향해 "반성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정치적 행위에는 상식에 입각한 금도가 존재하고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품격이 있어야 한다"며 "저잣거리에서도 하지 않는 저질 표현물 전시회"라고 맹비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치 풍자의 수준을 넘은 국가원수에 대한 인신 모독"이라며 "저질 전시회를 공동주관한 민주당 의원들의 처신도 한심하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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