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더 글로리' 갈무리. /뉴스1
2006년 학폭 피해자 정양이 고데기 열로 입은 상처. MBC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송혜교의 복수극 ‘더 글로리’가 국제적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그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태국에서 한 유명 배우가 자신의 학창시절 폭력을 사과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극중 송혜교가 학창시절 당한 학교폭력이 실화에 기반을 뒀다는 사실에 격노하는 분위기다.
‘더 글로리’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1위
‘더 글로리’는 공개 2주째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11일 톱1에 오른 이 작품은 12일까지 이틀 연속 1위를 지키며 누적 8248시간을 기록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에 영혼까지 붕괴된 문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해외 매체들은 “송혜교는 미묘한 연기를 통해 상처 입은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1분 만에 문동은의 복수를 수긍하게 된다”(포브스)등의 호평을 했다.
주목할 점은 사회적 파장이다. 전 세계에 ‘미투운동’이 일어났던 것처럼 ‘더 글로리’를 매개로 학교폭력 방지와 예방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일단 태국에서는 유명 배우가 학창시절 자폐증을 가진 학생을 괴롭혔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 8일 사과하며 “친구에게 상처를 줘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평생 죄책감을 느끼고 살 것”이라고 밝혔다.
안길호 감독은 앞서 “'더 글로리'가 말하고자 하는 건 보편적인 정서다. 복수를 하는 과정과 심정들은 어느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봐도 강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화라니 끔찍” 네티즌 분노
국내에서는 시리즈 속 사건이 실화였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극중 송혜교는 고데기 열체크 폭력을 당한다.
일명 ‘고데기 온도 체크 학폭'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6년에 발생했다.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A양이 한 달 가까이 동급생 3명에게 고데기와 옷핀 등으로 폭행을 당해 팔·다리·허벅지·가슴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당시 주범 가해자 1명은 구속되고 대처가 미흡했던 학교와 교사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당시 해당학교에 다녔던 학생들은 누가 가해자인지 다 안다며, 그는 잘살고 있다고 전해 공분을 자아냈다.
왼쪽부터 신예은, 차주영, 이무생. /뉴시스
'더 글로리'는 실제로 충북 청주시 한복판에 있는 중앙공원과 은행나무 등에서 로케이션도 진행했다. 극중 송혜교와 이도현이 나무 밑에서 바둑을 두는 장면이다.
극중 송혜교의 복수에 동참하는 이도현의 가족사도 실화를 엮어서 직조됐다. 의사 주여정(이도현 분)은 의사 집안에서 자란 유복한 인물이나 아버지를 살해한 사이코패스 환자가 수감 중에 반성 없는 사과 편지를 계속 보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정신과 의사 살해사건’은 2018년 발생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피해 의사는 당시 위험을 감지하고 대피하던 중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다 변을 피하지 못했다. 범인 박모씨는 5세부터 경증 자폐가 있었고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학교폭력과 왕따를 당했으며, 군 제대 후 직업 없이 집에서만 은둔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살인사건 가해자가 피해자 가족에게 편지를 보낸 사건은 2015년 요양원 원장이 경영사정이 어려워지자 입소자 아들에게 돈을 빌렸다가 돈을 갚지 못하자 살해한 사건과 닮았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아들에게 “재판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해라. 나중에 감사 인사하러 가겠다”“어디로 이사 가든 반드시 찾아서”등의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보도됐다.
이밖에 극중 학교폭력 주동자 박연진(임지연 분)의 모친과 점집의 연관성도 관심을 받고 있다. 무속인이 손님인 젊은 여성을 속여 해외 성매매 업소나 고위층 성매매를 알선한 실제 사건이 모티브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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