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체포 당시 모습. 태국 경찰 제공
[파이낸셜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 현지에서 검거돼 오는 17일 국내 송환될 예정인 가운데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빚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5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와의 관련성에 대해 "(이 대표와) 만날 계기도, 만날 이유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이 대표)을 왜 만나냐. 이재명 때문에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 전화 통화도 한 적 없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임 중이었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달 10일(현지시간) 태국에서 체포된 뒤 국내 송환 거부 취지의 불법체류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열악한 구치소 환경 등 때문에 귀국을 앞둔 상태다.
김 전 회장은 입국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수사나 가족들 환경이 너무 안 좋아 빨리 (국내로) 들어가 사실대로 밝히는 게 (좋겠다)"라는 취지로 답했다. '가족들 환경이 안 좋은 게 무슨 말인가'라는 질문에는 "친동생(김모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 같고, 여동생 남편(김모 자금본부장)은 태국 파타야 감옥에 수감, 사촌형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은 저랑 같이 구속돼 집안이 완전 초토화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2018~2019년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중국으로 640만 달러를 밀반출해 북한에 건넨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해 송금 자체는 인정했다. 하지만 이를 회사 돈이 아닌 '개인 돈'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회사에 피해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검찰에 가서 해명할 건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라며 "당시 (중국의) 단둥, 선양에 한국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하려고 많이 나가 있었다. 회삿돈을 10원도 주지 않고, 내 개인 돈을 준거다.
회삿돈은 하나도 날리지 않았다"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17일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회장의 송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병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김 전 회장에 대해 경영 비리 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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