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킹통장 금리 경쟁에 은행도 4%대 내놔
기준금리 인상에도 예금금리는 곤두박질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5%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기예금 금리가 급락하면서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5%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정기예금이나 적금금리가 바로 올랐지만 당국의 개입으로 예금금리가 곤두박질치면서 파킹통장이 주목받고 있는 것. 이에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심으로 가열되던 파킹통장 경쟁이 1금융권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예금금리는 하락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지난 15일 기준 연 3.81~4.10%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연 4.10% △신한은행 '쏠편한정기예금' 연 4% △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연 3.98%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3.98%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연 3.81% 등이다. 지난 10일 연 3.93~4.30%보다 금리 상단이 0.20%포인트(p)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기존 대비 0.25%p 올려 3.50%로 인상했지만,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하락세다. 정기예금 상품의 우대금리는 최소화하고, 시장금리인 은행채에 연동한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실제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주에만 4.30%에서 4.14%로 0.14%p 떨어졌다.
반대로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수시입출금 통장인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며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파킹통장은 짧은 기간 목돈을 넣어두고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통장을 말한다.
최근에는 파킹통장 경쟁에 1금융권 은행도 가세했다. 지난 9일 SC제일은행에서 내놓은 제일EZ통장은 첫 거래 고객에게 하루만 맡겨도 최고 4.1%의 금리를 제공한다. 제일EZ 통장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서만 가입 가능한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일별 잔액에 대해 2.6%의 기본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SC제일은행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게는 별도의 조건이나 금액 제한 없이 1.5%포인트의 추가 우대금리를 계좌 개설일로부터 6개월 간 적용해 최고 4.1%의 금리를 제공한다.
특판 부담에 파킹통장으로 자금조달 나서
파킹통장 금리 비교 /그래픽=정기현 기자
저축은행 업계의 경우 OK저축은행의 'OK읏백만통장Ⅱ'가 연 5.50%(한도 100만원까지)로 금리가 가장 높다. 애큐온저축은행 '머니쪼개기'는 3000만원까지 금리 연 4.30%를 제공한다. JT친애저축은행 플러스입출금통장은 연 4.0% 금리를 제공한다. △대신저축은행 '더드리고입출금통장' 연 3.90%, △웰컴저축은행 '웰컴직장인사랑보통예금 연 3.80%, △다올저축은행 'Fi저축예금' 연 3.80% 등도 금리가 높은 상품이다.
인터넷은행 3사 중에는 토스뱅크의 '토스뱅크 통장'이 5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 연 4% 금리를 적용해 금리가 가장 높다. 5000만원 이하 금액은 연 2.30%를 적용한다.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는 연 3% 금리(한도 3억원)를,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는 연 2.60%(한도 1억원)를 제공한다.
이들 금융사가 파킹통장으로 자금 유치에 나서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수신경쟁 자제를 요청하면서 정기예금이나 적금 금리를 올리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금융권 자금 쏠림 현상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급등의 원인이라고 보고 인상 자제를 요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자제 요청으로 정기예금 금리 인상 뿐만 아니라 특판 진행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며 "이때문에 불가피하게 파킹통장 금리라도 올려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킹통장의 경우 은행측에서 충분한 금액이 들어왔다고 판단할 경우 바로 금리를 내리는 식으로 쉽게 관리에 나설 수 있다"며 "다만 사실상 입출금통장으로 자금 유출도 쉬운 만큼 지나치게 파킹통장 금액이 늘어날 경우 관리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지나친 파킹통장 금리 경쟁 또한 경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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