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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금고지기' 태국서 귀국 거부..송환까지 최대 1년 걸릴 수도

'쌍방울 금고지기' 태국서 귀국 거부..송환까지 최대 1년 걸릴 수도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파이낸셜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지난 17일 귀국해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모 씨의 국내 송환 시점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귀국까지 최대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쌍방울그룹의 재경총괄본부장이었던 매제 김씨는 쌍방울 그룹의 재무 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을 뿐 아니라, 김 전 회장의 자산을 관리해 쌍방울 수사에 중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김씨는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지난해 5월 말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도피 7개월 만인 지난달 초 태국 파타야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 체포 직후 검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김씨가 태국 현지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하며 수사는 다시 제자리걸음을 걷게 됐다.

그는 지난 13일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불법체류 여부를 확인하는 공판에서 귀국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환 거부 소송 1심 재판은 내달 말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에서 김씨가 귀국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1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심이 끝까지 진행돼 선고가 내려지려면 3월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가 항소할 경우 재판은 최소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길면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자 검찰은 그의 송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자진귀국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김씨를 압박할 목적으로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고, 외교부를 통해 여권 무효화 조치도 내린 바 있다.

현재 국내로 송환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은 각종 의혹·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쌍방울 그룹 내에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씨의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씨가 김 전 회장의 매제였던 만큼 김 전 회장 지척에서 각종 의혹 관련 여러 지시를 직접 듣거나 목격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 수사 핵심이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CB) 발행과 매각 등 복잡한 자금 거래 과정을 밝혀내는 데 있는 만큼,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라고 불리는 김 씨는 이번 수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키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