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지난해 44.5%로 최근 5년간 평균치인 33.1% 보다 대폭 늘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임대차(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아파트 월세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서울은 44.5%, 지방은 42.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매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임대차 선호가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 인상 여파로 목돈이 필요한 전세 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5년간 33% 증가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 /그래픽=정기현 기자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도별 전월세 거래에서 전국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20년 35.8% △2021년 38% △2022년 43.5%로 상승했다.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평균 36.1%에 비해 월세가 늘어난 셈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역시 △2020년 31.9% △40.4% △2022년 44.5%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은 33.1% 보다 대폭 늘었다.
아파트 월세가 늘면서 주택(아파트, 아파트 외)의 최근 월세 비중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월세 거래는 11만5040건으로 전월대비 8.3% 올랐다. 전년동월 및 5년간 평균 대비 각각 15.7%, 63.6% 증가했다. 같은해 12월 서울 월세 거래는 3만6967건으로 전월대비 13.6% 증가했다. 전년동월 및 5년간 평균 대비 각각 11.4%, 65.3% 올랐다.
고금리, 경기침체 여파에 월세 증가세
전문가들은 고금리 및 경기침체에 따라 매매 대신 전월세 거래가 늘었다고 봤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월세거래량은 총 105만 9306건으로 나타났다. 100만건을 넘어선 건 2011년 국토부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반면 매매 거래는 지난해 27만2123건으로 전년대비 55.0% 줄었다.
전월세 중에서 목돈을 대출해야 하는 전세를 기피한 점이 월세 증가 이유로 꼽힌다. 임차인 입장에서 2020년과 2021년 매매가격 상승과 함께 전세가격이 오른 점도 전세 보증금 조달이 어려운 이유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매매 수요가 전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으며, 목돈이 부족한 임차인들을 중심으로 월세 선호현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세를 찾는 임차인들이 늘면서 아파트 전세 매물은 쌓이고 있다. 전세 매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5만2914건이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1일 전세 매물이 3만529건에 비해 2만건이 쌓인 셈이다. 약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1일 3만1414건으로 3만건대였지만 9월 말 4만건대로 올라선 뒤 11월 5만건을 넘었다.
아파트 전세 매물이 증가하면서 전세가격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는 지난해 5월2주부터 하락하고 있다. 서울 경우 지난해 5월4주부터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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