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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도 '마통' 7%.. 5000만원 빌리면 341만원 이자

1년 전 2%대에 개설했던 마이너스 통장
연장하러 갔더니 "고신용자라 6.8%예요~"

고신용자도 '마통' 7%.. 5000만원 빌리면 341만원 이자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2월 시중은행이 취급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7%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0만원을 빌린 차주가 이 기간 대출만기를 연장했다면 연이자는 기존 213만원에서 341만원으로 128만원이 불어난다. 고금리로 인해 가계대출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돈이 생기면 투자보다는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의미다.

2%대였던 마통 금리, 고신용자도 잘 받아야 5%대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해 12월 취급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연 6.834%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2월 연 4.262% 대비 2.572%p 올랐다. KB국민은행이 연 7.04%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연 6.84%, 하나·NH농협은행 연 6.82%, 우리은행 연 6.65% 순이다.

고신용자들도 연 7%에 근접한 금리로 대출받거나 대출을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 951점(KCB) 이상인 차주의 평균 금리는 연 6.752%, 900점 이상은 연 6.854%였다.

대출받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35.65점을 기록했다. 과거 신용등급 체계에서 보면 942점 이상은 신용등급 1등급으로 구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연 5~6% 선에서 형성돼 있는데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이보다 0.5%p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며 "금리가 더 떨어지더라도 상반기에는 비슷한 금리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돈 생기면 갚는다" 가계대출 감소세 지속

고금리에 가계대출도 줄었다.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여유자금으로 빚을 갚거나, 불필요한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1월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9조4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말(692조5335억원)과 비교해 3조502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1월 30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3681억원으로, 직전월(118조9763억원)과 비교해 2조6082억원 줄었다.

반면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3조2830억원으로, 지난 연말(513조1416억원) 대비 1414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은행권 주담대 변동 금리가 연 8%를 넘어서고, 신용대출 금리도 연 7%를 웃돈 여파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상반기까진 유의미하게 늘어나진 않겠지만 수요 감소보다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에 수요가 분산된 영향도 있다"며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어 대출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면 대출수요도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