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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황동혁 통장에 꽂힌 "국내 최초 해외 저작권료" 그 의미는?

'오징어 게임' 황동혁 통장에 꽂힌 "국내 최초 해외 저작권료" 그 의미는?
황동혁 감독/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2012년 이후 매년 봄이면 그해 버스커버스커가 발표한 '벚꽃 엔딩'이 울려퍼지면서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장범준은 '벚꽃 연금'을 받는다. 장범준은 이 노래로 2017년까지 5년간 약 60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음악 저작자는 자신의 저작물로 보통 사망 후 70년까지 지적재산권을 보호받는다. 반면 영상 저작자는 그동안 '벛꽃 연금'은 꿈도 못꿨다.

하지만 9일 영화/영상 관련 한국영화감독조합(DGK),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한국영화감독협회 등 18개 단체와 공연예술인노동조합, 한국시각예술저작권연합회, 웹툰작가노동조합 등 인접 분야 6개 단체를 합한 24개 단체가 ‘영상저작자의 정당한 보상!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에 동참하며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킹덤'의 김은희 작가, DGK 공동대표인 윤제균 감독,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표인 양윤호 감독 등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 국민의힘 성일종·황보승희,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과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스페인, 아르헨티나에서 송금된 국내 최초 해외 저작권료 수여식도 함께 열렸다.

해외에 쌓여가는 한국 창작자들 저작권료, 왜 못받나?


지난해 성일종, 유정주 의원이 각각 같은 취지로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영상저작자가 저작재산권을 양도했다 하더라도 영상물 최종공급자로부터 이용 수익에 따른 보상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DGK에 따르면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세계적 성과를 올리고 있음에도 한국의 작가, 감독들은 저작자로서 작품 이용에 따른 수익을 분배 받을 권리가 없어 해외에 쌓여가는 한국 창작자들의 저작권료를 국내로 들여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해외 40여개국에서 선행되고 있는 ‘정당한 보상’은 베른 협약에 명시된 내국인 대우 원칙에 의해 해당 국가 내에서 이용되는 작품의 국적에 관계없이 저작자의 보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한국 감독들도 해당 국가에서 발생한 저작권료를 수령할 권리가 있지만, 저작권료의 국외 송금은 호혜 평등 원칙에 따라 상호대표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하자면, 한국에서도 상대국 저작자의 저작권료를 수집하여 송금해야만 상대국에서도 송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이번에 스페인의 저작권 관리단체 DAMA와 아르헨티나의 DAC으로부터 선제적 송금이 이뤄진 것은 국내 저작권법 개정 운동에 대한 양 단체의 지지 의사가 반영된 것이다.

DGK에 따르면 이번 송금을 통해 저작권료를 수령하게 된 대상자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포함한 영화/드라마 감독 500여 명이다. '기억의 밤'의 장항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홍원찬, '혼자 사는 사람들'의 홍성은 감독 등도 포함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