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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만 6억"...은행 입사 용쓰는 이유 알겠네

법정퇴직금에 특별퇴직금 3억∼4억 추가
고연차 직원 희망퇴직땐 10억 넘게 챙겨
"금리장사해서 은행만 복지혜택" 비판도

"퇴직금만 6억"...은행 입사 용쓰는 이유 알겠네
5대 시중은행이 연말연초 희망퇴직한 직원들에게 특별퇴직금 명목으로 3억~4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말 이후 5대 시중은행에서 2200여명이 자발적으로 은행을 떠나면서 1인당 최소 6억∼7억원의 퇴직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희망퇴직이 정례화되면서 은행들이 서민들로부터 얻은 이익으로 직원에게 목돈을 챙겨주는 복지제도로 희망퇴직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별퇴직금만 1인당 3억∼4억원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주요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은 4·4분기에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했다. 이들 은행은 회사를 떠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에 따른 특별퇴직금으로 1인당 적게는 3억4000만원에서 많게는 4억4000만원 가량을 지급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4분기 희망퇴직 비용으로 2725억원을 반영했다. 지난달 퇴직 확정 인원이 713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3억8200만원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 셈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4분기 실적에 희망퇴직 비용 1336억원을 책정했다. 희망퇴직 인원은 388명으로 1인당 평균 3억4400만원 수준이다.

올해 초 349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우리은행은 지난해 4·4분기에 1547억원의 희망퇴직 비용을 책정했다. 1인당 평균 금액은 4억4300만원으로, 현재까지 실적이 발표된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우리은행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 비용이 늘어난 것은 희망퇴직자 대부분이 정년을 앞둔 고년차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반면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희망퇴직 신청 대상 직급과 연령을 부지점장 아래와 만 44세로 낮춘 점이 1인당 평균 금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년 수천명씩 희망퇴직...학자금·재취업 지원금도 지급

지난해 말 이후 각 은행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5대 시중은행에서만 22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KB국민은행에서 가장 많은 713명이 희망퇴직했고, NH농협(493명), 신한(388명), 우리(349명), 하나(279명) 등의 순이었다.

은행이 4·4분기 실적에 반영한 희망퇴직 비용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만 감안한 것이다. 근무 기간에 따른 특별퇴직금과 학자금, 건강검진 지원금 등이 포함된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연차에 따라 월평균 임금 최대 36개월치와 수천만원의 학자금 및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 비용 등이 지원된다.

하나은행은 오는 1·4분기 실적에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지난해 1·4분기 하나은행은 희망퇴직자 478명에게 1637억원을 지급, 1인당 평균은 3억4200만원이었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퇴직할 때 제공하는 법정퇴직금 수억원은 빠져있다.
법정퇴직금은 통상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계산한다. 통상 2억~3억원 수준이다. 특별퇴직금과 법정퇴직금을 합할 경우 올해 초 은행을 떠난 이들은 1인당 최소 6억∼7억원의 목돈을 손에 쥔다는 계산이 나온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