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라오자 공제회도 타깃, 신용리스크도 낮아져
[파이낸셜뉴스] 행정공제회가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에 약 1900억원(1억50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CLO란 레버리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여러 신용등급이 섞인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의 일종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CLO에 투자하기 위해 위탁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적이진 않지만 1억5000만달러 정도다. 이달 중 평가를 마치고 3월 초에 위탁운용사 1곳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CLO는 신용도가 다양한 기업대출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다. 변동금리 상품으로 고금리를 보장한다는 점이 투자포인트다. 동일 등급 회사채에 비해 약 70bp(1bp=0.01%포인트) 정도 높은 금리를 제시하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에서 투자수요가 늘었던 자산이다. 미국 등에선 1980년대부터 운용돼왔다.
트랜치(구조)가 다양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면 두자릿수 이상의 기대수익률도 가능하지만 선순위 담보부채권처럼 한 자릿수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 할 수도 있다. 투자등급 기준 2021년까지는 금리가 낮아 공제회보단 보험사 중심으로 투자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CLO는 대체투자자산이면서 신용스프레드(금리격차)상 국공채 대비 금리 매력이 있다"며 "유동화증권인 만큼 유동성도 있어 공제회의 자금운용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제회는 목표수익률이 5~6% 이상여서 투자등급 CLO에 그동안 투자하기 어려웠다. 에쿼티(지분투자)와 투자등급 CLO를 섞어 일드(수익)를 높이는 전략으로 투자했던 것이 대부분"이라며 "현재 레퍼런스 금리가 높아졌고, 스프레드도 확대돼 공제회도 투자해볼만한 영역에 있는 것 같다"고 봤다.
CLO 가격이 낮아진 것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미국 CLO는 2022년 9월 기준 1060억달러가 발행,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수요가 줄었고,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CLO는 신용위기가 터지면 투자손실 위험이 큰데 경기둔화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CLO보단 회사채의 안정성이 더 부각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고려하면 투자등급 CLO는 신용리스크가 낮은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보다 신용보강조건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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