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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계모 제발 신상 공개 해달라".. 인천 초등생 친모·삼촌의 눈물

"친부·계모 제발 신상 공개 해달라".. 인천 초등생 친모·삼촌의 눈물
지난 16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친부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인천에서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초등학교 5학년 남아가 온몸이 멍든 채 숨진 가운데 아이의 친모와 삼촌이 아동학대 사범들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며 국민청원에 나섰다.

지난 1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 살인사건 중형의 판례와 신상 공개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피해 남아의 삼촌 A씨가 작성한 글이 게재됐다.

이날 A씨는 "아동학대 사건의 형량 상한 법률개정보다 실질적인 강력한 판결과 판례 신상 공개를 청원한다"라며 "지금 수사 중인 사건을 거론하면 청원 불수리 사항이기에 포괄적으로 말씀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이 몸에 망치, 못 뽑는 날카로운 물체 등으로 여러 차례 찍어 남아있는 자상이 육안으로도 보인다. 이게 상습 아동학대냐"라며 "아동학대가 아니고 살인미수다. '아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라는 변명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이어 "(아동학대 범죄자를) 강하게 처벌해 줘야 두 번 다시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범죄자를 감경하고 아무 대책 없이 사회에 내보낸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모와 친부에 대해 신상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아이들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 안전해야 할 권리를 지켜 달라"라며 "이런 사람들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며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자식들 안심하고 내보내고 보살필 수 있게 다른 강력 범죄자들처럼 신상 공개하고 아이들도 부모들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달라"라고 했다.

"친부·계모 제발 신상 공개 해달라".. 인천 초등생 친모·삼촌의 눈물
지난 11일 오후 인천 한 장례식장에서 학대로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A(12)군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피해 남아의 친모 B씨도 온라인상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A씨가 올린 청원 링크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유했다.

B씨는 "어미의 찢어지는 마음으로 제 아들이 그동안 당해온 공포, 불안, 고통, 차별, 학대, 소외감과 차마 버틸 수 없는 고통으로 인해 세상과 이별하게 된 내용을 알리려 한다"라며 "그동안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까,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었을까 생각하면 눈물을 흘리고 마음 아파하는 것조차 죄스럽다"라고 했다. 아이를 향해선 "그동안 겪었을 너의 고통에 살아있는 것조차 미안하다"라고 했다.

현재 해당 청원은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 중이다. B씨의 친구도 자신의 블로그에 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친구가 애지중지 7년을 키웠는데 친부는 재혼한 와이프 편을 들며 사진도 보여주지 않고 전화번호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간 친구는 몰래 눈물을 훔쳐 가며 지켜보기만 했다"라고 적었다. 그는 "왜 본능에만 충실한 두 악마의 사랑놀이에 가여운 아이가 희생되어야 하나. 친구(친모) 마저 잃을까 걱정되고 무섭다"라고 덧붙였다.

"친부·계모 제발 신상 공개 해달라".. 인천 초등생 친모·삼촌의 눈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21일 아침 7시 기준 해당 청원의 동의 수는 2500여명이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안에 5만명의 동의를 얻을 경우 국회 소관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에 회부되어 심사를 받는다.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정부에 이송되며 정부는 처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피해 남아의 계모(43)는 의붓아들 C군(12)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친부(40)는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등 학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7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친부가 이날 낮 1시 44분경 119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라고 직접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C군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의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병원 조사 결과 C군의 몸에는 타박흔(외부 충격으로 생긴 상처)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됐다. 사망 당시 C군의 몸무게는 또래 남학생들보다 15kg가량 적은 30kg에 불과했다.
경찰 당국은 살해 용의자로 친부와 계모를 긴급체포했다.

친부와 계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몸에 든 멍은 아들이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고 부인했지만 추궁 끝에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계모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하고 친부에게는 상습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검찰 송치할 예정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