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 대비 인지능력 개선 효과 '뚜렷'
알츠하이머 환자인 제니스가 엔케이맥스의 SNK를 투여 받고 있는 모습. (제공: 엔케이맥스)
[파이낸셜뉴스] 신약전문 바이오기업 엔케이맥스의 '슈퍼NK(SNK)'가 면역 항암에 이어 알츠하이머에도 효능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엔케이맥스가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2019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뉴욕에서 진행 중이던 엔케이맥스의 기업설명회에 참가했던 한 미국 투자은행 직원이 자신의 어머니(제니스)가 알츠하이머 환자인데 NK세포치료제(SNK) 투여가 가능한지 문의를 받은 후부터다.
엔케이맥스는 제니스의 치료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2020년 3월 멕시코에서 1달간격으로 총 5회 SNK를 투여했다. 멕시코는 NK세포치료제 투여가 합법이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제니스의 남편인 폴 스캔스 콜리는 “제니스가 SNK 치료전에는 혼자 포크를 들고 밥을 먹지 못했으나 치료 후 포크를 들고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놀라운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치료 전 8점을 기록했던 인지능력 테스트(45점 만점)는 5회 치료 후 32점을 기록했다. 현존하는 알츠하이머치료제는 인지능력 진행을 완화시키는 치료제인 반면 SNK는 인지능력을 개선시키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제니스의 치료를 계속하기 어려워졌고, 치료 중단 이후 인지능력 점수가 다시 하락했다. 치료를 멈춘 5개월 뒤에는 21점으로 떨어졌고 그 이후 2년 후 다시 8점으로 떨어진 것이다.
팬데믹 이후 가족은 다시 SNK 치료를 희망했고 뉴욕 성프란치스코병원(St. Francis Hospital) 드오르키스 박사의 도움으로 지난해 11월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알츠하이머 SNK의 동정적사용을 승인받았다. 제니스는 올해 1월 27일 다시 첫 투여를 시작했고, 앞으로 한 달 간격으로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서 SNK의 경쟁력과 관련, SNK가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들과 다른 차별화된 기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SNK는 인테페론감마 분비를 통해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시켜 비정상적 단백질을 제거한다. 약 17일간 배양된 SNK는 DNAM-1이 과활성화된 T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라며 “또한 CX3CR1 수용체 발현이 크게 증가돼 NK세포가 뇌혈관장벽(BBB) 통과해 알츠하이머 치료를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회사들은 그동안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당 사의 SNK는 증상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닌 증상 개선에 도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치료제들이 타우나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기전으로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SNK는 NK세포 고유 특성으로 만성 신경염증을 제거하는 것이다.
또 SNK는 체내 존재하는 자연면역세포이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알츠하이머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SNK01는 환자 혈액에서 채취한 NK세포를 배양시켜 만든 자가(Autologous)세포치료제다. 환자 본연의 면역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다.
이 외에도 자가세포치료제의 상용화에 유리하다. 그동안 자가세포치료제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고비용과 대량생산의 한계를 냉동보존 기술을 통해 극복해 세계 최초로 저비용의 상품 상용화가 가능하게 됐다.
냉동보관하지 못하는 자가세포치료제는 증식배양을 마친 뒤 72시간 이내에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엔케이맥스는 세포독성과 세포생존을 유지시키는 냉동보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했다. 한 번의 증식배양으로 치료에 필요한 만큼의 치료제를 17일동안 생산한 뒤 냉동보관이 가능하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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