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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심상찮네" 부동산펀드 석달새 1700억 이탈

"미분양 심상찮네" 부동산펀드 석달새 1700억 이탈
국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되고 경기침체 이중고까지 겹치면서 국내외 건설시장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지난 몇년 사이 인기를 끌던 부동산 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韓 부동산펀드서 석 달 사이 1600억원 자금 이탈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전체 펀드에서 최근 3개월 동안 1687억원 규모(2월 24일 기준일)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침체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유동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국내 부동산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98%를 가리키고 있다.

시장에선 지난해 10~12월 글로벌 긴축 기조에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가 대두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을 펼쳤고 폭등하다시피 올랐던 채권금리는 올해 들어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금융업계는 유동화시장 경색 고비를 넘겼으나 건설시장에 대한 경계감은 늦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는 물론 부동산 관련 유동성 리스크가 또 다시 대두하고 있다. 미분양이 계속되면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근본적 위험이 해소되고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릿지론에서 본PF로의 차환이 거의 올스톱 되면서 브릿지론, PF대출 관련 리스크는 커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25곳의 본PF 익스포져는 20조2000억원, 브릿지론 8조2000억원으로 구성됐다.

분양형 본PF 사업장 중 공정률이 높거나(50% 이상) 준공된 사업장은 분석대상 익스포져 중 20%에 불과하다. 미착공 및 공정률이 저조한 사업장(공정률 50% 미만)이 80%를 차지한다.

공정률이 저조하다는 것은 부동산 PF 대상 건축물의 준공까지 투입 자금과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됨을 의미한다.

해외 부동산 가격 하락 불안, 美 금리 인상 기조 부담

해외 부동산 펀드에서도 최근 3개월 동안 360억원어치의 자금이 이탈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펀드 등의 부분에서도 높은 금리수준과 경기 침체의 이중고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미숙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지속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향후 고금리에 리파이낸싱 진행, 기존 보유 자산에 공실발생 가능성, 자산 매각 시 가치 조정 가능성 등으로 수익률 축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라임급 자산을 위주로 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을 더 불안케 하는 것은 미국의 긴축 강조 지속 여부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1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24일 1월 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5.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5.0%)을 넘어선 데다 전달(5.3%)보다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CE 물가마저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긴축 강조가 계속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4명의 월가 이코노미스트와 경제학 교수들은 시카고경영대학원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를 6.5%까지 올려야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