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쌍방울그룹이 추진했던 대북 사업 내용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제시한 대북 정책 공약이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를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를 뒷받침할 정황 중 하나로 보고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나노스가 2018년 12월 작성한 그룹 'N프로젝트'와 ‘북남 협력 제안서’, 2019년 5월 북측과 체결한 경제 협력 사업 합의서 등이 지난해 2월 22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정책 공약집’의 평화 안보 분야 항목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쌍방울은 2018년 12월 ‘북남협력제안서’를 작성한 뒤 2019년 1월 북측과 희토류 등 광물자원 개발 사업과 관련해 협약을 맺었다. 이 합의는 같은 해 5월 지하 자원 개발과 농축 수산 협력, 관광지 및 도시 개발, 철도 건설 관련 등 6개 사업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경제 협력 합의로 확대됐다.
이는 20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의 대북 정책 공약과 닮았다. 이 대표를 대선 주자로 내세운 민주당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남북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 경제 체제를 수립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평화 번영 분야 7개 공약을 내건 공약집을 공개했다. 이 중 남북 협력 추진의 세부 항목으로 적시된 '희토류 등 광물자원 개발'과 '스마트팜(스마트 농장)'은 쌍방울의 사업과 정확히 겹치는 대목이다.
검찰은 지난해 쌍방울이 북한 광물 자원 개발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시점에 이화영(구속) 전 경기부지사가 설립한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역시 남북 광물 자원 협력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운 점이 미심쩍다고 보고 이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런데 민주당도 역시 남북 광물 자원 협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공약집에 기록된 '스마트 농장 시범 단지 조성 및 양묘장 및 양식장 현대화'라는 항목도 쌍방울의 경제 협력 합의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쌍방울의 합의서엔 ‘협동 농장 지원’, ‘농축 수산 협력 사업’ 등으로 표현돼 있다.
검찰은 쌍방울의 대북 사업 방향과 이 대표의 대선 정책 공약이 유사한 것을 두고 대북 송금에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관여했거나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과 경기도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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