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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나·김문기와 골프 더 치려 코스 역주행" 호주라운딩 구체 진술

유동규 "이재명, 나·김문기와 골프 더 치려 코스 역주행" 호주라운딩 구체 진술
2015년 1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표가 뉴질랜드에서 찍은 사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사진=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제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대선 불법자금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이 지난 7일 열린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방송에 출연해 김문기씨를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 '김문기를 모른다'고 한 발언 자체를 허위라고 볼 증거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앞서 김문기씨는 2021년 12월 해당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유 전 본부장이 같은 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 대표, 그리고 고(故) 김문기씨(전 성남도시개발공사개발사업1처장)와의 '골프 라운딩' 일화를 언급했다. 이 대표가 라운딩 종료를 아쉬워하자, 라운딩을 연장하기 위해 앞선 홀로 슬쩍 끼어들었던 일, 이를 지적하는 외국인들에게 자신이 나서서 '가짜 일본어'로 사과하며 조롱했다는 이야기 등을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골프를 참 좋아한다"면서도 "성남시장이 된 이후 저하고는 딱 두 번 쳤다"고 했다. 두 번 가운데 한 번이 호주에서의 골프라고 한다. 그는 "'(이 대표에게) 골프 좀 가면 어떠냐'고 하면,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모라토리엄(채무 이행 정지 혹은 유예) 선언한 시장이 어떻게 골프장을 가느냐'고 했다"며 "그러니 (이 대표가 당시) 골프장을 못 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된 직후인 그해 7월 모라토리엄 선언을 했다. 전임 시장이 특별회계를 일반회계로 부당하게 전용하면서 발생한 부채가 당시 성남시 재정으로 감당할 수준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3년 6개월 뒤인 2014년 1월 '모라토리엄 졸업'을 선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출장을) 가기 전부터 호주에 가면 골프장을 가라고 정진상에게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와 유동규, 고 김문기씨가 골프를 친 곳은 '야라 벤드 퍼블릭 골프 코스 멜버른'이다.

그는 "(이날은) 이 대표, 김문기씨, 저 세 사람이서 골프를 쳤다"며 "4~5시간 정도 (코스를) 돌았다"고 했다. 이어 "(호주 골프장은) 우리나라랑 다르다. 우리나라는 캐디가 골프채도 갖다주고 다 챙겨주는데, 호주는 캐디가 없다. 그래서 동반자끼리 친밀성이 좋아진다"고 했다. 유동규씨는 "김문기씨가 준비를 많이 해왔다. (이 대표가) 공을 많이 잃어버릴까봐 공도 많이 챙겨왔고, 서포트하고 카트도 몰면서 시장(이 대표)하고 많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라운딩 도중 16번홀쯤 가서 "이제 다 끝나가네"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2~3개홀쯤 남아서 끝날 때가 됐는데, 옆을 보니 11번홀 티박스(티샷을 치는 곳)가 있었다"라며 "캐디가 있으면 순서대로 하고 끝내야 하는데, '노 캐디'여서 11번부터 다시 쳐서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유재일씨가 "그게 가능하구나"라고 말하자, 유동규씨는 "가능하지 않는데, 없는 길을 만드는 것이 바로 정치 아니냐"고 했다.

이 대표 등이 11번홀에서 티샷을 치자, 근처에 있던 서양인 골프장 이용객들이 '잘못쳤다'며 지적을 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그들에게 "'쓰마미셍'"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호주 교민들에게 우리가 와서 민폐를 끼치면 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본 사람들이 외국 나와서 실수하면 한국 사람인 척 한다는 게 문득 생각났다"고 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웃으면 시비를 거는 것 같으니 허벅지를 꼬집고 있었다. 김문기씨도 '웃겨가지고 죽을 뻔했다'고 그랬다"며 "화기애애하게, 재미있게 (골프를) 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유동규씨는 "클럽하우스에서 각자 선호하는 음료를 사고 샌드위치를 골라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에 리모델링 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다 했다"며 "그런데 (이 대표가) 기억을 못 하신다고.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유동규씨는 "그때 김문기씨는 엄청 즐거워했고, 그래서 나중에 보니 딸에게 자랑도 했다.

유동규씨는 "사람을 알았냐, 몰랐냐, 친하냐, 안 친하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친하냐고 물어보면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아느냐고 물어보는 것은 단순한 것"이라며 "김문기를 아느냐 묻는 것이고, 안다고 하면 예전에 (공사에) 있던 사람이고 옛날에 리모델링할 때부터 알았다고 말해주는 게 어려운 것이냐"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대표가) 모른다고 하니, 알만한 사람인데 왜 모른다고 하느냐는 의문을 갖고 진실게임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지난 3일 공판에서 김문기 씨를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어떤 사람을 아는지 여부는 경험한 내용과 횟수로만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남시 공무원은 약 2500명, 산하기관 합치면 400명이고 김문기와 같은 직급 가진 팀장만 600명인데, 몇 번 봤다고 기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