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포로가 숲 속에서 적나라하게 처형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지난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유포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전쟁 범죄의 또 다른 증거"라고 맹비난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처형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유포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엔은 이 영상이 진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해당 영상이 실제 상황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한 AFP통신의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 영상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범죄로 조사해 달라고 촉구한 근거 자료다.
SNS에서 퍼진 12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병사가 비무장상태로 참호에 서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운 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는 것이 보인다. 이 군인은 곧 여러 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다. 이어 화면에는 담기지 않는 사람들이 러시아어로 “죽으라”며 욕설을 하는 것이 들린다.
우크라이나군은 초기 정보를 토대로 이 군인은 제30기계화여단 소속 티모피 샤두라이며, 동부 바흐무트에서 지난달 3일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일부 언론은 지난해 11월 바흐무트에 배치된 니진 지역 영토방위군 163대대 소속 올렉산드르 마치데우스키인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월 실종됐고 시신은 지난달 가족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ICC와 별도로 이 영상에 담긴 사건을 범죄행위로 규정해 형사입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영상과 관련 “살인자를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크라이나 군참모부는 “비무장 포로를 총살하는 것은 국제인도법과 전쟁 관련 조약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전사가 아닌 무가치한 살인자들이나 할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러시아는 이 영상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포로들을 고문, 성폭행, 살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동부 돈바스 러시아 점령지에서 포로로 잡힌 우크라이나군이 처형되는 영상도 나왔다. 체첸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의 부대원 소행으로 확인됐다. 러시아도 같은 해 11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포로 집단을 처형했다고 맞주장한 바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0월 독립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집단 처형과 불법 구금, 고문, 성폭행 등 다수의 전쟁범죄가 빚어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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