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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스티커를 상처에 붙여 치료한다

POSTECH, 상처 재생 치료기술 개발
세포 스티커를 잘라 상처에 붙이면
세포가 스스로 상처 부위로 이동해

세포 스티커를 상처에 붙여 치료한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성준 교수팀이 반창고 대신 상처에 붙여 치료할 수 있는 세포 스티커를 개발해 실험쥐의 다양한 모양의 상처에 붙여 실험했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성준 교수팀이 반창고 대신 상처에 붙여 치료할 수 있는 세포 스티커를 개발했다. 이 세포 스티커는 살아있는 세포로 만들어져 있어 화상 입은 상처부위에 직접 이식이 가능해 새로운 상처 재생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준 교수는 12일 "세포 스티커를 통해 접촉하는 부위 간의 3차원적인 세포 이동을 최초로 확인했다"며 "기초 생물학적인 연구로의 심층적 확장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주사제 형태의 세포 현탁액을 주입했다. 하지만 주입된 세포들이 조직에 안정적으로 달라붙지 못해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선하기 위한 방법이 세포 시트 기술이다. 이 기술들은 세포 시트를 상처부위에 전달하기 위해 외부 자극을 주면서 세포 시트를 탈착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연구진은 이 과정 없이도 세포가 스스로 상처 부위로 이동해 가도록 하는 생체 친화적 세포 시트 스티커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FDA 승인받은 '패럴린 유연 박막'을 세포 배양 표면으로 사용했다. 자외선 처리한 박막 표면은 세포가 배양 접시에는 안정적으로 붙을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원하는 목표 조직으로 옮겨갈 수 있는 정도의 적절한 세포 부착 세기를 조절했다.

이 세포 스티커 기술은 세포가 가지고 있는 이동 성질을 이용해 자극을 주지 않고 탈착하는 과정 없이도 세포 전달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기존 기술과 비교하면 높은 생체적합성과 절차 단순화, 작업 편의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세포 스티커 개발 과정에서 흔히 알려진 세포의 수평적인 이동 외에 두 접촉면 사이에서 수직적인 세포의 이동까지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러한 세포 수직 이동 현상을 '계면 간 세포 이동'이라고 명명하고 이를 세포 전달 플랫폼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세포 스티커를 실험쥐에 적용했다. 실험쥐에 다양한 형태의 상처에 붙인 결과, 상처가 빠르게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세포 배양으로 만든 스티커를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 복잡한 상처부위에 붙일 수 있는 '살아있는 세포 메디폼'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뿐만아니라 세포 스티커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겹으로 세포층을 쌓아 3차원 조직을 만드는 데에도 응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여러 종류의 세포를 활용해 복잡하게 패턴화된 인공 조직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세포 스티커는 정성준 교수팀이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이신 엠 오언스 교수팀과 부산대 의대 김재호 교수팀과 협업을 통해 개발했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세포 스티커를 상처에 붙여 치료한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 정성준 교수팀이 개발한 세포 스티커 기술이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의 표지에 선정됐다. POSTECH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