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에도 냉방 가동한 사례도 나와
"기준 있지만 민원 발생하면 조절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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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지난 14일 오전 9시께 승객이 몰리지 않은 서울지하철 4호선을 이용하던 장모씨(27)는 찬기를 느끼고 깜짝 놀랐다. 초봄인데도 불구하고 지하철에서 냉방기를 작동해서였다. 장씨는 "최근 며칠 사이 날씨가 포근해졌지만 그래도 봄인데 냉방을 트는 건 과하다"며 "에너지 낭비가 걱정된다"고 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간절기'인 3월, 지하철 이용자의 냉난방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14일까지 '덥다', '춥다' 등 냉난방에 관한 민원이 최근 2주간 8266건에 달했다. 지난해 3월 한달간 냉난방 관련 민원이 1만519건인 데 비해 2주 만에 지난해 민원 건수의 78.5%에 이르는 민원이 접수됐다.
서울교통공사는 국토교통부 고시와 산업통상자원부령 등에 따라 하절기(7~9월)에는 일반 칸은 25도(약냉방칸은 26도 이상)로 동절기(12~2월)는 18~20℃로 운영할 것을 기준으로 한다. 이에 맞춰 원칙적으로는 냉난방을 자동제어하나, 민원이 접수되면 승무원 또는 기관사가 직접 온도를 조정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람들마다 체감 온도가 다르고 열차 운행 시간과 승객 밀집도 등 여러 가지 변수들에 따라 온도에 대한 민원이 다양하게 발생한다"고 전했다.
민원이 증가한 원인은 올 겨울 발생한 큰 폭의 기온 변화로 분석된다. 기상청의 2022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 사이 기온이 높고 낮은 날이 번갈아 나타나며 변동이 매우 컸다. 지난해 12월에는 북극 한파의 영향으로 기온이 급락하는 반면 지난 2월에는 이상고온이 발생했다. 2월 내 한파일수는 0.1일로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적었다.
이같은 기후변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냉난방 민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평균 온도는 올라가면서 한편 부분적으로 한파가 심해지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 여름에 폭염과 열대야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윤 교수는 "이제는 기후위기 시대고 탄소 중립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일정 온도에 개인이 맞춰가야 한다"며 "지나친 냉난방은 낭비이고 기후 위기를 야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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