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로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3일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정원두)는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A씨와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B씨,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 C씨, 제주 평화쉼터 대표인 D씨 등 4명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광저우, 캄보디아 프놈펜,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 공작기구 소속 공작원 리광진 등 북한 공작원 여러 명과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북측과 수년간 통신으로 연락하면서 100여차례에 걸쳐 대북 보고문, 대남 지령문 등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C씨와 D씨는 2017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각각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들이 2017년 9월부터 2019년 여름 사이 북한 공작조와 수차례 회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외국 이메일 계정 및 클라우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등 일명 ‘사이버 드보크’ 등을 활용해 북측과 수년간 연락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국가정보원 등은 이들을 계속 추적해 북측과 접선한 정황등을 포착, 지난 1월18일 압수수색을 벌여 A씨의 휴대전화, ITB 용량의 외장하드, 책 ‘녹슬은 해방구’ 등을 압수 물품으로 확보했다.
국정원은 북한 공작원이 대남 지령문을 통해 자주·민주·통일, 반미 등 반정부 시위 구호를 A씨 등에게 전달하는 등 ‘북한이 원하는 대로 조직을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10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북한측으로부터 ‘국민이 죽어간다’ ‘퇴진이 추모다’ ‘이게 나라냐’ 등 반정부 시위 구호가 적힌 지령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A씨에게 보낸 지령문에선 “윤석열 퇴진 함성이 서울 시내를 뒤흔들어 놓은 것” “2014년 박근혜 탄핵을 끌어낸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투쟁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다음주 중 열릴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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