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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915시간 일하는 나라"...한국 ‘주 69시간’에 전세계 놀랐다

"연간 1915시간 일하는 나라"...한국 ‘주 69시간’에 전세계 놀랐다
미국 NBC가 한국의 '주 최장 69시간' 근로를 골자로 한 노동법 개정안과 관련한 혼란한 상황을 전했다. 출처=NBC방송 캡처

[파이낸셜뉴스] 한국 정부가 추진한 ‘주 69시간제’ 근무를 조명한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한국에서 주당 노동시간 상한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이 젊은 노동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NBC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짧은 근무시간이나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많은 노동자가 돈을 벌기 위해 노동에 지배되는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지 재고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과도한 노동과 관련한 우려가 특히나 심각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21년 기준 1915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많다.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많은 나라는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로 모두 중남미 국가 뿐이다.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각각 1791시간과 1490시간이다.

NBC는 “한국에는 초과근무가 일상적이며, 일을 끝내도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기 힘든 데다 퇴근 후엔 회식까지 참석해야 해 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라며 “최근 직장인을 위한 ‘낮잠카페’가 한국에서 성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짚었다.

앞서 미국 CNN방송·워싱턴포스트, 영국 가디언, 스페인 엘파이스, 호주 ABC방송 등 세계 각국의 언론에서도 한국의 노동시간 연장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CNN 방송은 지난 20일 “노동자의 정신 건강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동시간 단축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적어도 한 국가는 이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의 노동시간 연장 문제를 전했다.

CNN은 한국 노동자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과로사’로 매년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노동시간 상한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를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17일 “한국 정부의 69시간제 정책 재고가 분노의 촉발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시간 노동은 저출생 극복 방향과 맞지 않고, 자랑이 아니다”라는 전문가의 비판도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 “친기업성향으로 여겨지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용주에게 더 많은 노동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동시간 연장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호주 ABC 방송도 14일 이와 관련한 논란을 집중 조명하면서 과로사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kwarosa’로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