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의 모습. 사진=광진소방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동물원을 탈출해 서울 도심을 활보한 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세로'가 지난해 부모를 모두 잃고 방황을 해왔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세로의 안정을 위해 암컷 얼룩말을 동물원으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세로는 23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자신의 공간 1.3m 높이 나무 데크를 앞발로 부수고 탈출했다. 이후 인근 도로를 지나 주택가를 돌아다니다 3시간 30분 만에 마취총 7발을 맞고 생포됐다.
동물원에 따르면 세로는 2021년에 태어난 두살배기 수컷 얼룩말로, 이번 탈출 배경에 부모를 잃은 슬픔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동물원 내 얼룩말의 수명은 25~40년이다. 세로는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어린 말이다.
세로가 과거 '엄마 아빠의 껌딱지'였을 정도로 애교가 많았지만 재작년 여름 엄마가, 지난해 1월 아빠가 세상을 떠나면서 동물원에 홀로 남게 됐다는 것.
동물원 측은 세로가 이 동물원의 유일한 얼룩말이 되면서 반항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세로는 폐장시간이 돼서도 잠자리로 들어오지 않으려 버텼고, 옆 칸에 사는 캥거루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싸우기까지 했다. 세로는 사육사들이 주는 식사를 거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어린이대공원 측은 세로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암컷 얼룩말을 데려올 예정이다. 미리 점찍어 놓은 암컷 얼룩말도 있다.
다만 이 얼룩말은 나이가 어려 한동안 부모 곁에 머문 뒤 적어도 내년부터 함께 지내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세로의 보금자리도 새롭게 바뀔 예정으로, 세로가 뛰쳐나왔던 나무 울타리를 철제로 바꾸고 높이도 조금 더 올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동물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정확한 탈출 원인 등을 조사하는 한편 전담 사육사와 수의사를 붙여 얼룩말을 돌볼 계획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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