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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가도 모나리자 못본다" 루브르박물관의 파업, 이유는?

'정년 62→64세' 佛연금개혁 반대 동참
주요도시 대규모 시위·파업 극렬 저항

"파리 가도 모나리자 못본다" 루브르박물관의 파업, 이유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연금개혁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정부가 정년을 62살에서 64살로 늦추는 연금 개혁안을 추진하자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노동조합이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파리의 대표적인 유명 관광지 루브르박물관도 파업에 동참하며 연금 개혁안을 규탄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펼침막을 들고 입구를 막아섰다. 루브르박물관 직원들은 입구가 막혀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을 향해 파업의 이유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브르 박물관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밀로의 비너스라고 불리는 아프로디테' 등 명작을 대거 소장하고 있어 세계적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추진 중인 연금개혁에 반대해 파업에 동참한 것이다. 박물관 측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을 통해 영어와 프랑스어로 "전문직 노조의 사회운동으로 지금 박물관 문을 열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금 개혁 반대 시위는 마크롱 정부 연금 개혁안 발표 일주일여 뒤인 1월19일부터 시작됐으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6일 연금 개혁 법안 하원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제49조3항을 사용하고 나서 분위기가 과격해지고 있다.

제10차 시위가 열린 28일(현지시간)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는데,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파리 시위 현장 인근에서 1000명 이상을 검문했고, 27명을 체포했다.

내무부는 이날 시위에 74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으며, 시위를 주최한 노동총동맹(CGT)은 200만명 이상이 거리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서 폭력적인 상황이 계속되자 이날 경찰과 군경찰을 역대 최대 규모인 1만3000명, 그중 5500명을 파리에 배치했다.

시위를 주도하는 노동조합 중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은 이날 연금 개혁을 잠깐 중단하고 중재자를 임명하자고 제안했으나 정부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비에 베랑 정부 대변인은 "노조와 대화할 의향은 차고 넘치지만, 연금 개혁 논의는 의회에서 끝난 과거의 일"이라며 "개혁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공사(SNCF)는 초고속 열차(TGV) 5대 중 3대, 지역 간 고속 열차(TER) 는 2대 중 1대는 축소 운영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파리 교통공사(RATP)는 지하철 일부 노선에서 운행을 축소하고, 파리 오를리 등 지방 공항에서도 관제사 파업으로 항공편을 20%가량 줄인다고 밝혔다.

정유소 파업도 길어지면서 프랑스 전역에 있는 주유소 15%가 기름 부족을 겪고 있으며, 에펠탑 등 파리 유명 관광 명소들도 파업으로 문을 닫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