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계곡 살인사건의 이은해(왼쪽)와 남편 토막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유일 여성 전용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 인원이 정원을 훌쩍 뛰어 넘어서면서 수감자들 간의 싸움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경기도 화성에 새 교도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SBS 보도에 따르면 청주여자교도소에는 현재 800명이 수감 중이다. 해당 교도소는 전국에서 유일한 여성 전용 교도소로,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의 이은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의 고유정 같은 강력사범들이 수감되어 있다.
현재 이곳 수용 거실에는 정원보다 약 2배 많은 인원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교도소의 여성 수용자 수용률은 정원 기준 124%, 이곳 청주여자교도소의 경우 131%에 달한다.
수용 한계를 넘다 보니 ‘좋은 잠자리 순번’까지 생겼고 폭력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도소 교도관은 "거실 짐 때문에 많이 싸워서 폭력까지 휘둘러 지금 징벌된 수용자가 있다"라며 "관물대를 추가 설치해주고 싶어도 나중에 취침할 때 잘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 사진=SBS '굿캐스팅' 갈무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도관들의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이규성 청주여자교도소장은 "수용자 상호 간 갈등이 높아지면 직원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런 텐션이 계속 유지되면 그게 직접적인 스트레스가 된다"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여성 수용자 과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난해 정부에 권고했다. 법무부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화성 마도면 직업훈련교도소와 외국인보호소 인근에 '화성여자교도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마을에 이미 교정시설이 2개나 있는데 여자교도소까지 신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인근에는 '마도면 내 교정시설 타운화 결사반대', '마도면은 혐오시설 집합소가 아니다', '마도면민 불안해서 못 살겠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내걸린 상태다.
이양섭 교도소 추가 설립 반대 비대위원장은 "밀실 행정을 통한 화성 여자교도소 신설 계획을 뉴스로 접하니 통탄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법무부는 원활한 추진을 위해 주민과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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