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아양 유족, CBS라디오 인터뷰
“가해자 다음날도 조사 못할만큼 만취”
“음주운전자들에게 엄벌 내려졌으면”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 4명을 차로 덮쳐 1명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 A씨가 10일 오후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A 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께 대전 둔산동의 한 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학생 4명을 들이받아 9살 배 모 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죄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2023.4.10/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대전에 위치한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인도를 걷다가 차도에서 돌진해온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배승아(9)양이 숨진 가운데, 배승아 양의 유족은 가해자가 다음날까지도 술에 취해 조사를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故 배승아양(9)의 유족 측이 공개한 배승아 양의 생전 모습(왼쪽 사진)과 숨진 승아양을 추모하는 꽃송이들이 놓여있는 사고 현장/CBS 유튜브 뉴스1
배승아 양의 오빠 배모씨(26)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배씨는 “승아가 친구들과 생활용품점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하게 됐다”며 “사고 약 15분 전쯤 ‘친구들과 더 놀고 싶다. 더 놀면 안되냐’고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고 밝혔다.
‘사고 차량 운전자가 만취 상태였다고 하는데 그 만취라는 게 어느 정도였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배씨는 “만취한 거는 지금 거의 하루 이틀 동안 몸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조사도 힘들 정도로 취한 상태인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씨는 “다음 날 오전까지도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알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가해자가) 사과를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배씨는 “아직 아무런 연락조차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배씨는 자신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승아양이 가족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으며 컸다고 전했다. 그는 “저와는 15살 차이가 난다”며 “저를 항상 따르고 엄마에게도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다”고 했다. 배씨는 그러면서 “최근에 알았는데 승아 휴대폰 비밀번호가 제 생일로 되어 있더라”라며 울먹였다.
배씨는 이어 “(음주운전)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지금 많은 언론사들도 그렇고 주변인들도 그렇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이든 뭐든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라는 의견이 많이 표출되고 있다”고 했다.
‘9살 승아 양의 꿈, 장래희망은 무엇이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배씨는 “끼가 많아서 연예인도 하고 가수, 배우하고 언제는 또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뷰티 쪽 한다고 하면서 꿈이 되게 많은 동생이었다”며 “그래서 더 예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몇몇 시민들은 승아양을 기리며 사고 현장에 추모의 국화꽃을 놓고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배씨는 “승아 좋은 데 갈 수 있도록 추모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정말 시민 분들께 정말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는 8일 오후 2시 20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 문정네거리에서 발생했다. 문정네거리는 인근에 문정초, 탄방중, 충남고 등 학교가 밀집한 스쿨존이다.
당시 좌회전하던 SM5 차량이 오른쪽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면서 9~12세 어린이 4명을 덮쳤다.
이중 배승아양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가 하루 만에 숨을 거뒀다.
3명의 아이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의 신고로 운전자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