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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원료를 미생물로 만드는 '합성생물학' [알송달송 과학]

생물학에 IT 기술을 결합
피부에 잘 스며들도록 캡슐화해서 치료제 만들고
세포 안의 작은 기관을 스스로 빛을 내게 만들기도

다양한 원료를 미생물로 만드는 '합성생물학' [알송달송 과학]
우리 주위에 무수히 많은 미생물들이 있습니다. 이 미생물들을 잘 사용하면 다양한 원료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연구하는게 바로 생물공학이고 합성생물학입니다.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몸 속에 있는 성분 중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이 있습니다. 이 물질은 물과 기름에 모두 잘 섞일 수 있어서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연고나 화장품의 원료로 쓸 수 있죠. 그래서 예전에는 동물에서 이 물질을 뽑아내 사용했는데 미생물을 이용해서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합성생물학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미생물은 아주 작은 생물체인데 우리 주변에 많이 존재합니다. 이 미생물들은 아주 작고 간단한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한 역할을 합니다. 합성생물학에서는 이 미생물들을 인공지능 등 IT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것들을 만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예를 들어, 모더나가 만든 코로나19 백신도 합성생물학으로 만들었죠. 대기 오염이나 토양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미생물들은 오염된 물질을 처리하거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활용됩니다. 그리고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데도 미생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합성생물학에서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수정해 새로운 대사 경로를 만들거나, 미생물의 성장을 제어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조작합니다.

다양한 원료를 미생물로 만드는 '합성생물학' [알송달송 과학]
지난 13일 제주에서 한국생물공학회가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가운데 합성생물학을 연구하는 신진연구자 건국대 김혜민 교수님이 자신의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김만기 기자
우리나라의 수많은 박사님들도 합성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제주에서 한국생물공학회가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 심포지엄'을 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합성생물학을 연구하는 신진연구자인 건국대 김혜민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김혜민 교수님은 몸 속에 있는 성분 중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로 치료제를 코팅해 연고나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히알루론산은 피부 속으로 잘 흡수가 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히알루론산을 일종의 캡슐처럼 만들고 그 안에 상처를 치료하거나 재생하는 약물을 넣는거죠. 그렇게 만든 연고나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 안으로 잘 스며들게 되겠죠. 피부 밑에 있는 염증까지 약물이 전달돼 더 빨리 치료가 되는 겁니다.

또 하나 더 신기한 연구도 있습니다. 우리몸은 세포로 이뤄져 있죠. 세포가 사람에 비유하면 그 안에 간이나 위, 심장처럼 세포 소기관들이 있는데 이걸 김혜민 교수님이 인공으로 만들었어요.

특정 부위에 있는 세포 안에 이 인공 세포 소기관을 넣는거에요. 특별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세포에 그냥 넣게 되면 다 분해돼서 사라집니다. 쉽게 분해되는 것을 막기위해서 여기에도 캡슐을 씌우는겁니다.

교수님은 우리 심장에 있는 근육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했습니다. 심장병이 있는 환자들은 심장 박동에 이상이 있는데, 이때 심장의 심근세포가 전자장치의 전기신호를 받아서 정상적으로 심장이 뛰게 만들어요.

특이하게 심근세포는 전기신호 말고도 빛을 받으면 반응을 한데요.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심근세포에 빛을 내는 조그만 세포 소기관을 인공으로 만들었데요. 신기하죠?
전기도 없는데 어떻게 빛을 낼까요. 바로 반딧불이를 생각하면 됩니다. 반딧불이는 빛을 받지 않아도 몸안에서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효소로 빛을 만듭니다. 이게 루시퍼레이즈라고 부릅니다.

다양한 원료를 미생물로 만드는 '합성생물학' [알송달송 과학]
세포는 가운데 핵이 있고 다양한 세포 소기관들이 있습니다. 이 소기관들이 각각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 제공
이 효소와 앞에서 얘기했던 히알루론산으로 인공 세포 소기관을 만들어 심근세포에 넣는거죠. 그럼 심근세포는 이 빛에 반응해 정상적으로 심장이 뛰게 만드는 겁니다.

김혜민 교수님은 박사를 수료하고 박사자격으로 다양한 연구를 하다가 올해 초에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조교수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님은 "생물공학으로 만든 히알루론산은 약이나 화장품의 재료"라면서 "이 재료를 이용해 피부질환을 치료하거나 재생시키는 쪽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