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고대역폭 메모리)3 신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고화질 영화 163편을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처리 능력을 갖춰 급성장 중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수요가 높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고객사로부터 제품의 성능 검증을 받는 중으로, 상반기 중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한 데 이어 이번에 기존 대비 용량을 50% 높인 24GB 패키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HBM3의 최대 용량은 D램 단품 칩 8개를 수직 적층한 16GB였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SK하이닉스 기술진은 이번 제품에 어드밴스드 MR-MUF와 TSV 기술을 적용했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다.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통해 공정 효율성과 제품 성능 안정성을 강화했다.
TSV는 D램 칩에 수 천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SK하이닉스의 HBM3는 풀HD(FHD) 영화 163편을 1초에 전송하는, 최대 초당 819GB의 속도를 구현한다. SK하이닉스는 TSV 기술을 활용해 기존 대비 40% 얇은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16GB 제품과 같은 높이로 제품을 개발했다.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은 고성능 컴퓨팅을 요구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제품으로 평가된다. 최신 규격인 HBM3는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하는 데 최적의 메모리로,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챗봇(대화형 로봇) 산업 성장 등에 따른 프리미엄 메모리 수요 확대에 발맞춰 하반기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에 HBM3 24GB 샘플을 제공해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홍상후 부사장(P&T담당)은 “세계 최고의 후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속, 고용량 HBM 제품을 연이어 개발해낼 수 있었다”며 “상반기 내 이번 신제품 양산 준비를 완료해 AI 시대 최첨단 D램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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