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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죽어 나가는 것 보니 겁나" 유동규 배우자, 증언 거부

“사람들 죽어 나가는 것 보니 겁나" 유동규 배우자, 증언 거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배우자 A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증언을 거부했다.

A씨는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씨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A씨가 김용씨나 다른 방청객들과 대면하지 않도록 차단막을 설치했지만, 유씨와 관련된 내용 등에 대해 대부분 답변하지 않았다. A씨는 2021년 9월 유씨 주거지 압수수색 전에 연락을 받고 그의 휴대전화를 파기해 버린 혐의(증거인멸)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과 김용씨 측 변호인은 A씨를 상대로 유동규씨가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돈을 받아 김용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A씨는 “유동규씨가 백팩을 가지고 들어올 때 그 안에 현금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검찰), “유동규씨가 가지고 나간 쇼핑백을 모양이나 종류가 기억나느냐”(김용씨 변호인) 등 중요 질문 대부분에 대해 증언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유동규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데, A씨가 증언을 거부하게 되면 유씨가 했던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A씨는 “이 사건 관련해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며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저도 병이 생겨서 운전하면서 누가 뒤에 따라오지는 않는지, 이런 생각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증언하는 것 자체가 두렵고 무섭다”고 했다.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은 이날 오전에 끝났다. 증인신문을 마친 뒤 재판부는 “증인이 유씨와 함께 거주한 기간을 고려해 친족 관계에 준한다고 보고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게 했다”며 “증인의 진술 태도와 취지를 토대로 신빙성 판단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